세제 개편 후폭풍…감세 규모 13조원 놓고 ‘눈속임’ 논란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2.07.28 05:30  수정 2022.07.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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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방식 따라 세수 감소 규모 차이 커

시민단체 “의도적 꼼수로 실상 가린 것”

정부 “늘 하던 방식, 증세도 마찬가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정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 후폭풍이 여전하다. ‘대기업·부자 감세’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정부가 세제개편으로 줄어드는 세수를 의도적으로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 21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향후 5년 동안 총 13조1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세제개편안은 국가 조세수입 측면에서 약 13조1000억원 수준의 세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수 감소 규모는 전체 국세 수입의 3% 수준이며, 이는 통상적인 국세 증가 규모인 5% 내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세제개편으로 올해 대비 내년에 줄어드는 세수, 내년 대비 내후년 줄어들 세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내년은 올해가 기준이 되고, 내후년은 내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전년도 대비 합산 방식’으로 순액법이라 부른다. 순액법으로 계산할 때 내년에 6조4000억원, 2024년 7조3000억원이 줄어들고, 2026년부터는 오히려 5000억원 이상 세수가 늘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제도를 바꿔도 즉시 시행되는 부분이 있고, 내년이나 내후년부터 시행되는 것들이 있다”며 “제도 효과가 연차별로 발생하므로 전년도 대비 합산 방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순액법 방식은 그동안 늘 해왔던 것으로 새로운 게 아니다”며 “감세뿐만 아니라 증세하는 과정에도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다른 방식으로 계산하더라도 올해 세수 400조원 대비 60조원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앞으로 5년간, 즉 2000조원 세수 가운데 60조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재정과 예산을 전문으로 분석·연구하는 나라살림연구소에서 즉각 반박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기재부가 제시한 13조1000억원 세수 손실은 “직관적으로 여겨지는 세수 효과를 설명하는 개념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나라살림연구소에서 추계한 세수 손실은 5년간 60조2000억원에 달한다. 기재부와 47조1000억원 차이 난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순액법이 아닌 누적법으로 계산했다. 올해 세수 대비 해마다 줄어드는 금액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같은 방식으로 세수 증감을 계산한다.


나라살림연구소에서 정리한 세제개편에 따른 향후 5년간 세수효과 표. ⓒ나라살림연구소

나라살림연구소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올해 대비 내년에 6조4000억원, 2024년 13조7000억원, 2025년 13조7000억원, 2026년 13조2000억원, 2027년 13조2000억원의 세수가 덜 걷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정부 방식에 대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세수 감소 개념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세수 감소라는 개념은 세법 개정이 없는 현재 시점 대비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의미한다”며 “이미 세수 감소가 진행된 2023을 기준으로 2024년에 추가 감소한 금액을 추산하고, 2024년 기준에서 추가로 감소한 20205년 금액 등을 합산하는 방식은 직관적인 세수 감소분을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정부가 감세하고자 한다면 정확히 감세 효과를 국민께 알리고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정확한 세수감소 규모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감세 정책은 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또한 “과거에 큰 규모 증세나 감세가 이뤄졌을 때는 순액법뿐만 아니라 누적법 수치를 같이 비교 표시해 일반 국민이 효과를 충분히 이해하도록 했다”며 “이번에는 막대한 감세 규모와 그 혜택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대해서 꼼수를 동원해 그 실상이 잘 드러나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에 한 대학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입장에서는 전체 세수 규모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년도 대비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고, 세법 개정에 따른 세수 변화의 추이를 중요하게 보는 예산정책처나 연구기관은 기준선(올해) 대비 방식이 옳다고 보는 것”이라며 “세수나 재정 추계 방식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이번 기회에 합리적인 추계법을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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