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너지효율 5년간 25% 개선…에너지 정책 '수요 효율화' 중심 전환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입력 2022.06.23 15:50  수정 2022.06.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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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들어 첫 '에너지위원회' 개최…2027년까지 서울 6년치 전력 사용량 만큼 절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5차 에너지위원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2027년까지 국가 에너지 효율을 25% 개선하기로 했다. 이는 서울시의 6년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에 크게 노출돼 있는 만큼 에너지 절약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근본적으로는 선진국들이 수요 효율화에 중점을 두고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에너지 정책 방향을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 수요 효율화 중심으로 과감하게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더플라자호텔에서 기획재정부·외교부·환경부 등과 새 정부 첫 에너지위원회(25차)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과 '시장원리 기반 에너지 수요 효율화 종합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2027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을 2200만TOE(석유환산톤·1TOE는 원유 1t의 열량) 줄이기로 했다. 이는 서울시의 약 6년치 전력 사용량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경제 활동에 투입된 에너지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에너지 원단위를 2027년에 2019년 대비 25% 낮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경우 주요 7개국(G7) 평균 수준이 된다.


산업부는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수요 효율화를 제1의 에너지원으로 인식하고 최우선 에너지정책으로 추진한다"며 "우리 정부도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그간 에너지 공급 중심에서 벗어나 수요 효율화 정책 중심으로 과감하게 전환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세계 10위 에너지 다소비국이자 저효율 소비국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7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사용 중이며, 에너지 원단위(효율)는 OECD 36개국 중 33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에너지 원단위란 경제 활동에 투입된 에너지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은 경제 성장에도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과 에너지 소비가 함께 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위해 산업, 가정·건물, 수송 등 3대 부문에서 각종 지원책과 제도 정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 부문의 경우 에너지 소비의 약 63%를 차지하는 연간 20만TOE 이상 다소비 기업 30곳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 혁신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진행한다. 기업과 함께 효율 혁신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인증, 포상, 협력업체 지원 시 보증·보조 등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한다.


시범사업 중인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제도'도 의무화한다. 이 사업은 한국전력·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급자가 부여된 목표만큼 고객의 효율 향상을 지원하도록 한 것이다.


또 대기전력저감·고효율기자재인증·효율등급제 등 3대 효율 관리제도에 대한 규제 혁신에도 나선다. 대기전력저감제의 경우 시장변화로 관리 필요성이 낮은 품목은 삭제하고 적극 관리가 필요한 품목은 2027년까지 등급제로 이관시키기로 했다.


가정·건물 등 민간 부문에서는 3개 시군구에서 시범사업 중인 '에너지캐쉬백'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에너지캐쉬백은 주변 단지·가구 간 전기 절감률 경쟁을 통해 우수자에게 절감량에 비례한 캐쉬백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지자체와 협업해 전국 약 32만동의 대형 기축건물(연면적 3000㎡ 이상 상업·공공건물)에 대한 효율을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 진단 권한 이양, 에너지자립률 제고를 추진하고 지방세 감면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수송 부문에서는 전기차의 전비 개선을 위해 현행 단순 표시제를 등급제(1~5등급)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차량 수는 3.6%지만 수송에너지의 21%를 사용하는 중대형 승합·화물차(3.5t 이상)에 대한 연비 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차세대 지능형 교통망(C-ITS) 구축도 진행한다. 지능형 교통망의 경우 내년에 경부와 수도권 고속도로 약 2400km에 걸쳐 실증 작업을 벌이고 2024년부터 전국 도로에 본격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위해 디지털 수요 관리도 강화되는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업·건물·수송 등 3대 부문의 효율 혁신을 위한 기술개발(R&D)이 추진되고 다소비사업장(4300여 개) 대상의 에너지 소비 데이터 통합 플랫폼 구축도 진행된다.


보증 평가 시 신용평가에 더해 에너지 절감 예상액을 고려해 보증 규모를 산정하는 '녹색보증'도 신설된다.


이날 비공개로 논의된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은 업계, 전문가, 이해 관계자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달 중 확정·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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