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新가전 경쟁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새 제품처럼"
충성 고객 확보 위한 기업의 '락인(Lock-in·가두기)' 전략
삼성전자 모델이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SmartThings Home Life)' 업데이트로 한 차원 진화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가전업계에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고 있다. 통상 수 년 주기로 교체해야만 했던 기존 가전 개념에서 벗어나 새 상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업계 투톱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드웨어는 그대로 두되 소프트웨어 일부를 업데이트 혹은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기존 고객층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와 LG전자의 'UP(업)가전'이 출시된 배경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2월부터 본격 선보인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SmartThings Home Life)'는 업데이트를 중심으로 한다.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집 안의 모든 가전을 연결해 소비자 위주로 맞춰 주는 통합 가전 솔루션이다. 삼성 제품 이외에도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3000여 개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동 가능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를 통해 비스포크 냉장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와인 냉장고 전용의 '소믈리에앳홈' 기능을 그대로 가져와 일반 냉장고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기능은 기존 소비자가 보유한 와인 중 특정 레시피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또 2017년 이후 출시된 제품에 한해 냉장고 스크린에서 TV를 시청할 수도 있다.
LG전자 모델이 LG 씽큐(LG ThinQ) 앱의 'UP가전 센터'를 통해 'LG 퓨리케어 에어로타워' 신규 기능인 '자연청정모드'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도 '기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 고객경험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LG 씽큐(LG ThinQ) 앱의 'UP 가전 센터'에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기존 트롬 세탁건조가전을 펫케어 가전으로 쓸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6개월 사이 UP가전을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등 총 10개 제품군으로 확대했다.
LG 'UP가전'은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를 별도로 구매해 새로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UP가전' 공기청정기에 특수 필터를 장착하면 반려동물 털을 걸러내는 모드를 가동할 수 있다. 애초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품 확장성을 고려한 셈이다.
이처럼 가전에서 기능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지면서 업계 판도도 바뀌는 분위기다. 그간 가전은 한 번 사서 유행이 지나면 버린다는 개념이 일반적이었지만, 점차 소비자 니즈에 맞춰 필요한 기능만을 추가시켜 '고쳐 쓴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제품 교체주기가 짧을 수록 수요 측면에서 유리한 제조업체에게 '고쳐 쓰기' 트렌드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일 수 있다. 그럼에도 가전업체들이 새 제품 교체 대신 '업그레이드'에 주력하는 배경으로는 '락인(Lock-in·가두기)' 전략이 지목된다.
락인이란 고객이 특정 브랜드의 상품·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서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로 이전을 하지 않는 효과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충성 고객 확보 차원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제품을 사서 영원히 쓰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쓰는 동안에는 해당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야 결국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나 로열티가 생긴다는 의도"라며 "최근 고객 경험 제공이라는 단어들은 이같은 바탕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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