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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평 침실에 달랑 침대 하나…엄청 무서워요.”


입력 2022.05.29 02:02 수정 2022.05.27 08:25        데스크 (desk@dailian.co.kr)

문재인, 윤석열 용산 이전 반대 이유가 이거였나?

청와대는 초대규모 구중궁궐, 양산 사저는 ‘아방궁’...

전직 대통령 경호와 연금 제도 尹 반드시 바꾸고 나가야

국가 안보와 무관한 전 대통령을 왜 왕처럼 대우해야 하나?

청와대 영빈관 내부 모습.ⓒ연합뉴스 청와대 영빈관 내부 모습.ⓒ연합뉴스

청와대와 양산 사저 규모가 대왕궁처럼 느껴지는 5월 말이다.


이번 주말부터 개방되는 청와대 내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 거주 공간 내부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노태우-김옥숙, 김영삼-손명순, 김대중-이희호, 노무현-권양숙, 이명박-김윤옥, 박근혜……. 1991년 완공된 이후 이 집을 거쳐 간 거주자들의 면면이 그래서 주마등(走馬燈)처럼 지나간다.


현대판 초특급 호텔 규모 구중궁궐(九重宮闕)이 아닐 수 없다 . 끝없이 넓고 기다란 실내에 즐비한 거대 기둥들과 붉은 카펫, 덩그렇게 놓인 가구들……. 김대중~문재인 재임 20년 동안 청와대에서 중국 요리사로 일한 사람의 증언이 충격적이다.


“(관저를 가리키며) 대통령님 침실은 저 왼쪽, 마지막이 침실이에요. 한 80평 돼요. 침대 하나밖에 없어요. 엄청 무서워요.”

대통령 윤석열과 부인 김건희가 이 괴기스런 ‘흉가’(凶家)에 들어가지 않은 건 천만다행이다. 국민과의 간접 소통 확대, 그리고 그들 부부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이 위험한 공간 입주를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궁궐’엔 영부인 전용 드레스 룸도 있고 메이크업 룸도 있다. 옷장이 무려 15개인 의상실은 문재인-김정숙 때 새로 설치됐다. 윤석열이 당선자 신분으로 청와대를 단호히 거부하고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인근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에 그토록 반대하고, 예산 편성을 안 해주면서 취임 직전까지 ‘몽니’를 부린 이유가 이거였던 게 아닌지 의심하는 건 매우 자연스럽다.


그토록 호화롭게 산 자신들의 치부(恥部)가 만천하에 백성들 앞에 까발려지는 게 두렵지 않았겠는가? 그래서 거기를 한사코 싫다 하고 평범한 빌딩(물론 지하에 안보용 벙커 시설은 있다)을 대신 집무실로 쓰겠다고 한 후임자가 칭찬받지 않도록, 평소에 그가 별로 강조하지 않았던 안보 이유를 갑자기 들며 비난하고만 싶었을 것이다.


청와대 내부를 보면 거기에 살았던 전임자들이 왜 하나같이 별 불만이나 무서움 없이 잘 참고(어쩌면 즐기고?) 지냈느냐는 의문이 절로 든다. 검색에 나타나는 전 대통령들의 청와대 입주 소감은 보수 대통령 둘의 것 뿐이다.


“집무실에서 테니스를 쳐도 되겠다.” (이명박)

“너무 넓어 추위를 느낄 정도였다.” (박근혜)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문재인도 비슷한 느낌과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그것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그런 기괴한 거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으며, 문재인처럼 가졌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슬그머니 포기하고 안주해버리고 말았다.


‘왕궁’ 유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백성들의 돈과 인력이 필요했겠는가? 돈에 관한 한, 그뿐만이 아니다. ‘청와대 특활비’라는 연 100억원이 넘는 예산은 영수증 없이 대통령(과 그 부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국민 세금이다.


대부분 충견(忠犬) 관리용 ‘금일봉’으로 하사(下賜)하는 데 사용돼 왔다는 설이 있다. 문재인의 경우 부인 김정숙의 ‘의전용’ 옷값으로도 많은 돈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는다. 의상실이 필요했을 정도로 그녀가 입은 옷과 장신구들 종류가 공식 행사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확인된 것만 수백 가지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집무실 이전을 넘어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청와대(현 대통령실)를 포함한 기관장들의 특활비 규모 대폭 축소와 영수증 첨부 의무화다.


옛날 왕조 시대에 한양에서 지방으로 부임하는 관리들의 숙소 제공에서 비롯됐을, 지금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공관 운영 제도도 폐지 수준으로 개혁해야만 한다. 장관과 도지사들은 물론 그 아래 기관장들까지 왜 공관으로 이사와 살아야 하고 그 사람들이 바뀔 때마다 리모델링과 새 가구로 억대의 국민 혈세를 써야 하는가?


윤석열이 손대야 할 중대 개혁 과제가 또 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다. 현직자의 월급 약 2000만원도 많은 편이지만, 특활비 같은 걸 줄인다면 이 정도는 괜찮다. 문제는 전직자가 월급과 비슷한, 95%를 연금으로 받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은 퇴임 직전 이 연금에 세금을 면제해주는 법안도 ‘셀프 의결’했다. 게다가 각각 연 1억원 안팎인 예우 보조금, 비서실 활동비, 차량 지원비, 국외 여비, 진료비와 간병인 비용 등을 거의 두 배로, 재임 기간 중 인상시켜 놓았다.


임기를 마쳤어도 여전히 왕과 왕비 대접을 받는다. ‘급여’와 각종 ‘수당’뿐 아니라 경호 인력 60명, 비서관 3명, 운전기사 1명도 제공된다. 국가 안보와 무관한 전직 대통령에게 이런 경호가 왜 필요한가?


독재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나 행해질 철통 경호가 퇴임자에게 펼쳐지고 있다. 윤석열이 반드시 해결하고 나가 자신은 평범한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생활비와 지원만 받는 형태로 뜯어 고쳐야 할 문제다.


문재인의 양산 사저 규모는 800평대다. 경호동(棟), 조경과 인건비로 100억원이 들어갔다. 앞으로도 시설과 인력 유지를 위해 엄청난 돈이 매년 소요될 것이다.


창문도 없는 회색 외벽 등이 바스티유 감옥을 연상케 한다는 이 ‘아방궁’에서 수십명의 경호를 받으며 ‘잊혀진 삶’을 살고자 하는 문재인 부부. 그들은 하루 세 끼를 먹으며 그날그날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얼마씩 축내고 있는지 생각해야만 한다.


그러면, 북한의 한 고위 인사가 남한 재벌 회장들에게 소리 질렀던, ‘그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나?’라고 묻는 백성들의 원성이 들릴 것이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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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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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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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 2022.05.30  03:55
    지은 죄는 알고 있으니 두려움에 떨며 은퇴 후 당할 일을 걱정했겠지!
    문재인이 겁이 얼마나 많은지는 전 국민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시위대 확성기에 총소리 틀어서 확인 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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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데체 2022.05.30  10:28
    국민들을 학살해서 정권을 잡고 구중궁궐 저 청와대를 만든 전두환 노태우의 후예들이 할말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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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났어 2022.05.29  08:59
    실패한 정치 모리배에게는 고시원도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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