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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가능성 거의 없다…입국 후 모니터링은 필수"


입력 2022.05.27 05:43 수정 2022.05.26 21:02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유럽·북미 증 18개국서 원숭이두창 보고…방대본 "사람 간 감염 드물어, 입국 검사 강화"

전문가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 통해 전파되는 듯…항생제 써서 치료 가능"

"치명률 3~6%, 코로나19 보다 높지만 의료 환경·감염 대상 따라 달라"

"소량의 백신 준비하고 해외여행시 개인방역수칙 철저 준수…성 접촉에는 특별한 주의 필요"

원숭이두창 검사 키트 ⓒ연합뉴스 원숭이두창 검사 키트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원숭이두창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유입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해외여행 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량의 백신은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풍토병으로 자리 잡은 원숭이두창은 사람 두창(천연두)과 증상이 유사한 질병으로 발열·두통 등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2~4주간 전신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원숭이두창은 일부 국가에서 단발적으로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여러 국가에서 발견된 적은 없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유럽과 북미 등 18개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환자 171명, 의심환자 86명이 보고됐다. 지난 21일 보고된 확진자 79명에서 나흘 만에 2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원숭이두창은 사람 간 감염이 드문 것으로 평가되지만, 해외여행 증가와 잠복기를 고려할 때 해외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하고 온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국 시 발열 체크와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지난 2016년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체계를 이미 구축했다"면서도 "국내 발생에 대비해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의 검사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원숭이두창이 유입될 확률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에도 일시적으로 몇 차례 보고가 된 적은 있지만 지금처럼 많은 지역에서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며 "여러 지역에서 발견이 되니까 주목이 되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통해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처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으로 감염되는 수준의 전파력은 없어 감염 규모가 커지거나 국내 유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유입 되더라도 몇 십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로 현재 코로나19의 국내 치명률 0.13%와 비교해 높은 편인데, 전문가들은 이 또한 의료 환경과 감염 대상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의료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치명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 교수는 "미국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사망자는 없는 이유는 의료 환경에 따라 치명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에 유입이 된다고 해도 보고되는 것처럼 치명률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도되는 사진을 보면 겁 먹을 수 있지만, 초기에 항생제를 쓰고 치료하면 그 정도의 증상까지 가지 않는다.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높은 치명률도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치명률이고, 사망자도 대부분 영유아나 임산부, 면역저하자에서 발생한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센터 모습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센터 모습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소량의 백신은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여행 시에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수준의 개인방역 수칙을 지키고, 입국 후에는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백신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있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 예방효과가 있지만 원숭이두창 발생 시 바로 사용할 수 없다"며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의 원숭이두창 백신 '진네오스(Jynneos)'를 각국이 사들이고 있다. 일부라도 확보해둘 필요는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해외여행시 적지만 비말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고, 감염자의 수포 등에 닿은 물건을 만지면 감염될 수 있어 손을 자주 씻어주는 것이 좋다"며 "다만, 성 접촉에는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입국 후에는 최장 잠복기 3주 정도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엄 교수는 "굳이 지금 예방접종에 예산을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다만 검역소에 근무하거나 노출이 되기 쉬운 경우에는 접종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여행객은 돌아와서 3주 안에 열이 나거나 발진이 생기는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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