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속도조절에 커진 '실망감'…거래가 '뚝뚝'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입력 2022.05.27 06:03  수정 2022.05.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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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장 안정에 '방점'…규제는 가급적 후순위로

"일부 단지 상승세 주춤할 것"…'잠재력' 따라 시장 양극화

재건축 및 재개발 등 도시정비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재건축 일부 단지에선 '실망매물'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뉴시스

재건축 및 재개발 등 도시정비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재건축 일부 단지에선 '실망매물'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예상보다 더딘 규제 완화 속도에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과거보다 수억원이 떨어진 곳이 수두룩하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면적 55㎡는 지난달 28일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13억7500만워)와 비교해 95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노원구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 전용면적 51㎡는 지난달 25일 지난해 9월 기록한 최고가(9억원)보다 1억원 내린 8억원에 거래됐다.


특별법으로 기대감을 키웠던 1기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정자동 상록우성은 지난달 14억3000만원과 14억원의 두건의 거래가 있었는데, 직전 거래가 대비 1억원 가량 떨어진 금액이다. 서현동 '시범우성' 전용 134㎡ 역시 지난 7일 최고가 대비 2억 낮은 19억원에 거래됐다. 야탑동 '탑선경' 전용 84㎡도 지난 18일 12억원에 팔렸다. 최고가에서 1억4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이는 규제 완화가 더뎌진데다 특별법 이행 시기가 밀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는 '1기 신도시 특별법' 공약을 장기과제로 분류했다. 입법이 아닌 관련 논의도 하반기에나 시작하기로 했다. 해당 법으로 인해 집값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이행 시기를 미룬건데, 이외에 정밀안전진단 등 도시정비 규제도 같은 이유로 연기된 상황이다.


정부가 '집값 안정'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시장 불안 가능성이 있는 규제 완화는 이행시기가 뒤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역시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원 장관은 1기 신도시 특별법과 관련해선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추진하겠다"고 했고,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해선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질서 있게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속도조절'에 재건축 단지들의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은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속도조절 방침에 따라 일부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가 완만해 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소위 말하는 상급지가 아닌 지역들. 즉 사업성 떨어지는 지역들에선 실망매물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지역별 편차가 클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노원·도봉 등 중저가 지역과는 달리 강남권 등 '잠재력'이 뛰어난 지역의 재건축 단지들은 이와 무관하게 움직일 것으로 봤다.


윤수민 위원은 "재건축 사업장은 포텐셜의 차이로 나눠질 것"이라며 "현재 재고주택 시장이 양극화 됐듯이 재건축도 마찬가지로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들의 가격은 속도조절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대표도 "규제 완화가 지연되면서 일부 단지들은 영향을 받겠지만, 재건축 기대감을 완전히 꺾을 순 없다"며 "사업성 차이에 따라 가격 간극이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선경1·2차 전용 84㎡는 직전 거래가(26억6500만원)보다 5억원 넘게 오른 32억원에 지난달 계약이 체결됐다. 거래가 뜸하지만, 계약이 이뤄졌다하면 신고가다.


반면 지금의 시장 상황이 규제 완화와는 크게 관계가 없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주춤하는 것은 규제 완화가 미뤄졌기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실망감도 있겠지만, 양도세 중과 유예 영향이 더 큰 영향을 미친 만큼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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