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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둔촌주공 '기반시설' 설계 또 말썽…선급금 미지급에 '업무중단' 통보


입력 2022.05.19 11:44 수정 2022.05.19 11:46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업체, '선급금 지급' 요청 공문…"외주업체에 대금 못 주고 있어"

정상화 위원회 "고급화 관련 업체엔 용역비 지급, 비상식적 처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에서 '정비기반시설' 설계 부문도 말썽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에서 '정비기반시설' 설계 부문도 말썽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에서 '정비기반시설' 실시설계 부문도 말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업체가 사업을 털고나간 뒤 새로 들어온 업체는 선급금을 지급받지 못해 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일부 외주업체는 원청으로부터 선급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업무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19일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에 따르면 정비기반시설(도로, 교량, 자가망) 실시설계 용역을 맡은 동해종합기술공사는 지난 9일 조합 측에 선급금을 지급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동해종합기술공사는 이전 업체가 계약을 스스로 포기하고 나간 뒤 새로 용역을 맡게된 곳이다.


해당 업무를 담당한 업체는 벌써 두 번째 교체가 이뤄졌다. 처음 구 조합에서 경원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에 실시 용역을 맡겼으나, 새 집행부가 계약을 해지한 뒤 새길이앤시와 새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새길이앤시는 용역을 맡은 지 한달 만에 강동구청에 사업참여 포기를 통보했다. 조합 측의 과도한 요구가 발단이 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파행의 원인도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측에서 발생했다. 동해종합기술공사는 공문서 상에 "선급금 지연으로 인해 본 용역과 관련해 당사와 계약을 체결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문업체에 선급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일부 외주업체는 선급금을 지급 받지 못해 원청사인 동해종합기술공사에 업무 중단을 통보한 상황이다.


측량은 외주업체가 업무를 모두 끝마쳤으나 선급금 미지급에 아직 성과품을 제출하지 않았고, 경관 및 디자인심의, 공사중교통대책심의, 가로수심의, 좋은빛심의, 자가망설계 등 부문에선 준비 과정이 모두 중단됐다.


이들에게 선급금을 지급하기 위해 계약서 상 조항에 따라 지난 3월23일 선급금 신청을 했으나,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는 게 동해종합기술공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단기간 내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은 앞서 올 7월 만기로 받은 대출 7000억원을 거의 소진한 상태로 알려졌다. 특히 갈등을 빚고 있는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사업비 대출금에 대한 보증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사업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자금 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로 정비기반시설 조성도 한동안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계약 변경 과정에서 이미 5개월여의 기간이 소요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선급금 미지급으로 또 다시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당초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입주일인 2023년 8월까지 공사를 끝마치기는 어려워졌다. 실시설계 과정에선 관계기관에 인허가도 받아야 하고 이를 통해 또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는 시간상 불가능에 가깝다.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 위원회는 조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상화 위원회 관계자는 "만약 자금이 부족하다면 일부라도 지급해서 설계를 이어가야 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지 고급화와 관련된 특정업체에게는 용역비를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용역비 지급의 우선 순위를 둔다면 당연히 기반시설이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공사가 착공에 들어가면 조합은 정비기반시설을 조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게 조합의 일"고 강조했다.


한편,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측에도 정비기반시설 설계 용역 선급금 미지급과 관련 질의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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