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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피날레’ 8년 수놓은 지소연, 첼시 굿바이…옥에 티 ‘아시안 패싱’


입력 2022.05.16 11:05 수정 2022.05.16 21:4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FA컵 결승 후반 교체 투입돼 팀 우승에 기여..마지막 경기서 동료·팬들 박수 받아

이달 초 리그 우승 확정 뒤 세리머니 때 당한 '아시안 패싱' 딛고 영원한 승자로 기억

16일 FA컵 우승 세리머니 하고 있는 지소연. ⓒ AP=뉴시스 16일 FA컵 우승 세리머니 하고 있는 지소연. ⓒ AP=뉴시스

지소연(31·첼시위민FC)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연패와 시즌 2관왕의 환희 속에 5만에 가까운 관중 앞에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첼시위민은 1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1-22 잉글랜드 여자 FA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3-2로 제치고 우승컵을 품었다. 2020-21시즌에 이어 FA컵 2연패를 달성한 첼시위민은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2관왕.


지소연은 2-1 앞선 후반 24분 교체 투입,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승부가 기운 연장 후반 14분에는 교체 아웃됐다. 첼시위민에서의 지소연 마지막 경기라는 것을 알고 있는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지소연은 한국 WK리그로 이적, 19일 귀국한다.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 여자축구 무대에서도 성공한 지소연이다.


2014년 첼시위민에 입단한 지소연은 201경기 68골을 터뜨렸다. 출전 경기수와 득점 부문 모두 첼시위민 역대 3위에 해당할 만큼 지소연은 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왔다. 2014년 FA 여자 선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 2014-15시즌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지소연은 8년 동안 팀과 함께 5차례 여자슈퍼리그 우승, 4차례 FA컵 우승 등의 성과를 거뒀다.


지소연은 대다수의 현지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불쾌한 일도 있었다. 옥에 티 같은 사건이다.


지난 8일 리그 우승 확정한 뒤 세리머니하는 지소연. ⓒ AP=뉴시스 지난 8일 리그 우승 확정한 뒤 세리머니하는 지소연. ⓒ AP=뉴시스

지난 8일 첼시위민은 ‘2021-22 우먼스 슈퍼리그’ 2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2로 꺾고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는 첼시위민의 ‘리빙 레전드’ 지소연의 마지막 리그 경기였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소연을 집중 조명했고, 이날 경기의 의미를 알고 있는 동료들도 지소연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잠시 후 불쾌한 순간이 연출됐다.


우승 세리머니를 생중계하던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지소연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순간 돌연 다른 장면을 담았다. 마치 ‘아시아인’ 지소연이 우승 세리머니 하는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다른 장면으로 돌렸다. 이는 그동안 아시아 선수들이 당했던 이른바 '아시안 패싱'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 상황에 맞지 않는 다른 장면을 송출한 사례가 몇 차례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미나미노 타구미(리버풀) 역시 세리머니 장면이 편집됐다. 한국과 일본을 가리지 않고 아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행해진 인종차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다행히 지소연의 마지막 경기 우승 세리머니에서 아시안 패싱은 없었다. 유럽 무대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가치를 뽐내면서도 극히 일부 사람들의 굴절되고 편향된 사고로 인해 순간 어이없는 대우를 받았던 지소연은 유럽에서 영원한 승자로 기억될 만한 업적과 추억들을 쌓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온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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