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김희선 30세로 세상 떠나…마지막으로 남긴 글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2.05.03 09:24  수정 2022.05.03 09:23

고 김희선 ⓒ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국립발레단 드미솔리스트 김희선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30세.


무용계는 김희선이 지난 1일 세상을 떠났다고 2일 전했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고인은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졸업한 뒤 2015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이듬해 정단원이 됐다.


발레리나로서 최단신에 속하는 156cm였으나 끊임없는 노력과 재능 넘치는 해석력으로 호평받으며 국립발레단 입단 1년 만에 '호두까기 인형'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했다. 김희선은 2012년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독일 베를린 국제무용콩쿠르 1위, 코리아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은상, 프랑스 그라스 국제발레콩쿠르에서 1위를 각각 차지했다.


2014년에는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동상, 컨템포러리 2위의 성적을 냈다.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해 1월에는 코르드발레에서 드미솔리스트로 승급하기도 했다.


김희선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앓고 있던 우울증 관련 글을 올려 팬들의 염려를 샀다. 그는 당시 "견디기 어려운 무언가에 압도돼서 하루하루 흘러가기는 하는데 제 의도와 상관없이 좋지 않은, 해서는 안 되는 충동이 저를 지배하기도 하는 상황이 저 스스로를 놀라게 한다"면서 "언젠가는 이 병이 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기도해본다"고 적었다.


이어 "그렇게 떠나기에는 고맙고 미안한 이들이 많기 때문에서라도. 저에게 아낌없는 정과 관심 주시는 모든 분들께 미안하다"고 힘든 마음을 토로했다.


고인의 발인은 3일 오전 9시 엄수됐다. 장지는 서울 시립 승화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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