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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농사직썰㉗] 봄 냄새 가득한 프리지아 향연…신품종으로 경쟁력 업그레이드


입력 2022.03.10 06:30 수정 2022.03.14 13:51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네덜란드산 ‘쏠레이’ 수입 대채

2003년부터 국산화 추진

형형색색 소비자 취향 저격


노란색 꽃으로 인식되던 프리지아가 농촌진흥청의 활발한 연구 끝에 형형색색의 토종 품종으로 재탄생했다. 다양한 색상의 프리지아가 봄을 알리듯 만개해 있다. ⓒ배군득 기자 노란색 꽃으로 인식되던 프리지아가 농촌진흥청의 활발한 연구 끝에 형형색색의 토종 품종으로 재탄생했다. 다양한 색상의 프리지아가 봄을 알리듯 만개해 있다. ⓒ배군득 기자

#.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때 문신인 정초, 변효문 등이 편찬한 농서다. 1429년에 관찬으로 간행해 이듬해 각 도 감사와 주, 부, 군, 현 및 경중 2품 이상에서 나눠줬다. ‘新농사직썰’은 현대판 농업기법인 ‘디지털 농업’을 기반으로 한 데일리안 연중 기획이다. 새로운 농업기법을 쉽게 소개하는 코너다. 디지털 시스템과 함께 발전하는 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마음 울쩍한 날에~~프리지아 꽃 향기를 내게 안겨준…. 지난 2001년 인기곡으로 자리 잡았던 ‘칵테일 사랑’ 가사 중에 나오는 프리지아. 2000년대 초반 프리지아는 이 노래와 함께 연인들에게 ‘향기로운 꽃’이라는 인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 프리지아는 벚꽃과 함께 ‘봄의 전령’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식물이야. 그런데 우리는 프리지아가 노란색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노란색 프리지아는 사실 네덜란드 수입 종자였다는 사실. 그래서 농촌진흥청이 수년간 연구하고 개발한 끝에 순수 토종 프리지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어. 그것도 무려 48종이나. 색깔도 얼마나 다양한지 보는 순간 프리지아 매력에 푹 빠지게 되더라고. 올해는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들에게 노란색이 아닌 색다른 프리지아를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프리지아는 우리나라에서 20여년간 인기를 누렸다. 가을이 국화의 계절이라면, 봄은 단연 프리지아 향기로 가득하다. 프리지아를 소재로 한 노래와 영화도 많이 제작될 정도로 여전히 봄꽃으로서의 인기는 다른 꽃들과 비교 불가다.


그러나 프리지아 종자 자체가 네덜란드산 노란색 프리지아 ‘쏠레이’라는 점이 못내 아쉽다. 농촌진흥청은 이 쏠레이를 토대로 수많은 연구를 거쳐 2003년부터 순수 국산 프리지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색깔도 분홍, 빨강, 보라 등 다양하게 연출하며 다변화되는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진노란색 향기가 강한 ‘써니골드’와 보라색 구근부패병 내병성 ‘모브토파즈’는 토종 프리지아의 대표적인 품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단간 분화용 프리지아인 분홍색 ‘샤이스마일’ 발간색 ’큐티레드’도 프리지아 시장에서 새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프리지아 꽃말 새로운 시장을 알리는 ‘써니골드’


프리지아 꽃말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꽃말은 순수, 천진난만 등이다. 또 다른 꽃말에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지난 2016년에 개발한 ‘써니골드’는 환한 진노란색 겹꽃이다. 색이 진하고 향기도 강한 품종이다. 밝고 가벼운 느낌의 진노란색 꽃색으로 ‘써니골드’라고 이름을 지었다.


지난 2016년 개발된 써니골드. 향이 진하고 대량증식이 가능해 대표 프리지아 품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배군득 기자 지난 2016년 개발된 써니골드. 향이 진하고 대량증식이 가능해 대표 프리지아 품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배군득 기자

써니골드는 국내 프리지아 시장에서 절대적으로 소비가 많은 노란색 품종이다. 특히 색과 향기가 강해 선호도가 높다. 써니골드는 이런 소비자 취향에 맞게 색이 진하고 향기도 강한 품종으로 개발된 것이다.


이혜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하 원예원) 원예작물부 화훼과 농업연구사는 “써니골드는 품종 개발과정에서 2~3년간 소비자 기호도를 조사한 결과 기존 품종 대비 꽃색과 모양, 향기 부분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았다”며 “품질 요인으로 대가 튼튼하고 수확량도 많은 장점이 있다. 꽃수도 많고 배열이 예뻐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써니골드는 매년 2월부터 시장에 소량으로 나온다. 최근에는 써니골드 품종을 배양해 대량 증식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난해부터 대량증식 기술이 보급돼 올해 출하량이 상당히 많아졌다.


프리지아의 경우 알뿌리로 증식이 되는 식물이다. 이 때문에 품종개발과 함께 보급을 빨리 하기 위해 원예원 연구진이 증식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동시에 진행해 왔다. 대량증식 기술은 증식기간을 10년에서 5~6년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증식이 순조롭게 진행돼서 구근으로 만드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이 연구사는 “오랜기간 동안 알뿌리가 흙에서 자라다 보면 흙 속의 벌래,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 감염이 일어나게 된다. 몇 년 재배하다보면 감염이 심해져 품질이 떨어진다”며 “실험실 내에서 이런 균들을 제거하고 구근 한 개를 가지고 흙에서 재배해서 증식하는 것의 약 200배 이상 빠르게 증식이 가능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보라색의 프리지아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꽃망울을 터뜨리는 자태가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배군득 기자 보라색의 프리지아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꽃망울을 터뜨리는 자태가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배군득 기자
◆토종 프리지아 48종…다양한 색깔과 향기들


프리지아 꽃색은 빨간색, 주황색 부터 보라, 분홍, 흰색 품종이 있다. 야생종에는 초록색도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대체적으로 노란색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분홍색, 보라색, 흰색이 최근 소비자 인기가 많이 늘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육성된 품종이 없어서 네덜란드 품종을 이용했었는데 국내 프리지아 시장에 2003년부터 샤이니골드, 골드리치 품종이 개발되면서 국산화가 시작됐다. 현재까지 48품종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대량증식 기술이 자리를 잡아서 처음에는 한품종에 대해서만 시험적으로 증식이 이뤄졌지만 다양한 화색의 국내육성 프리지아 품종들이 증식돼 구근이 만들어지고 있다. 원예원은 올해 5~6월에 구근을 수확해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농진청이 향이 진한 프리지아를 선보이기 위해 전자코 등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대표 국산 품종인 샤이니골드에는 리날룰 38.7%, 베타-오시멘 29.6%, 디-리모넨 5%, 알파-테르피네올 4.5%,베타-미르센은 3.6%가 들어있었다. 이는 대표 수입 품종인 네덜란드 ‘이본느’와 비교해도 뒤지지않는 수준이다.


프리지어는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붓꽃과 식물이다. 특유의 향기는 테르펜계 성분인 리날룰, 베타(β)-오시멘, 디(D)-리모넨, 베타(β)-미르센, 알파(α)-테르피네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샤이니골드는 향기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기호도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2점을 받았다. 3.4점을 받은 이본느를 제치고 2017년 한 화장품 회사 향기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시중에는 샤이니골드 향을 재현해 만든 모발 제품 3종이 유통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프리지아는 모두 48종이다. 색상 선호도는 점차 다양화 되는 추세다. 앞으로도 국산 프리지아 개발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배군득 기자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프리지아는 모두 48종이다. 색상 선호도는 점차 다양화 되는 추세다. 앞으로도 국산 프리지아 개발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배군득 기자
◆다양해진 소비자들…눈높이를 맞춘 프리지아


농진청은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춘 프리지아를 꾸준히 개발 중이다. 노란색에서 벗어나 프리지아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농진청이 지난해 조사한 프리지아 기호도를 보면 소비자들은 시장의 92.8%를 차지하는 노란색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의 프리지아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란색과 흰색 선호도는 33%로 같았고 보라색과 분홍색 선호도는 각각 27%, 7%로 조사됐다. 꽃의 형태에서는 홑꽃 26.7%, 겹꽃 73.3%로 꽃잎이 많아 풍성한 느낌을 주는 겹꽃 선호도가 2배 이상 높았다.


지난달 9일 원예원에서 열린 품종・계통 평가회에서는 이런 소비자 선호도에 맞춘 품종이 선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새로 개발한 연분홍색 원교C3-83과 보라색 원교C3-92 계통이 주목을 끌었다. 두 계통은 모두 꽃수가 많고 겹꽃으로 꽃이 풍성하며 꽃줄기가 튼튼하다. 또 절화(자른 꽃) 길이가 길고 향기가 진하다.


이혜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화훼과 농업연구사가 프리지아 발육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이혜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화훼과 농업연구사가 프리지아 발육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하늘화훼종묘 이정민씨는 “노란색 이외에 여러 색 프리지아를 좋아하는 소비 경향에 맞춰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고 싶다”며 “국산 개발 품종들이 빨리 증식,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사는 “소비자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변화하는 소비 경향을 반영해 다양한 형태와 색깔의 프리지아 품종을 개발 할 것”이라며 “더불어 개발 품종이 시장에 신속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우량 알뿌리 생산과 농가 보급 체계 확립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3월 17일 [新농사직썰㉘]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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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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