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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운임 더 오를까…"러·우 곡물 물동량 변수"


입력 2022.03.02 06:00 수정 2022.02.28 16:32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1월 1200선으로 떨어졌던 벌크선 운임지수, 2월 2000선 돌파

러시아·우크라 분쟁에 석탄·곡물 수요 증가…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어져

“러·우 곡물 수출 전면 중단 시 절대적 물동량 감소…시황 약세 예상”

팬오션의 초대형철광석운반선 '씨 후지야마'호.ⓒ팬오션 팬오션의 초대형철광석운반선 '씨 후지야마'호.ⓒ팬오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건화물(벌크)선 시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석탄 수요 증가와 중국 인프라 투자 기대감 등으로 2월 운임 지수가 상승했으나,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중단될 경우 시황이 다시 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 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 지수는 지난달 25일 기준 2076포인트(p)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지속 하락한 운임은 1월 말 1200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벌크선 운임은 지난해 중국의 철강 감산정책과 브라질 최대 광산업체 발레의 철광석 생산 차질 등으로 세 달째 약세를 보인 바 있다. 그러다 지난달 20일 중국의 올림픽 폐막을 기점으로 다시 2045p를 넘어서 5주째 2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벌크선 운임이 최근 다시 살아나게 된 배경으로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체 원료인 석탄 수요 증가, 중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움직임으로 인한 철광석 수요 회복 기대감 등을 들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의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며 이들 원자재 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특히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낮추려는 노력이 대체 연료인 석탄 수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석탄 가격 추가 상승 이전에 물량을 확보하고자 하는 유럽의 수요 증대가 선박 공급 부족과 맞물리며 대서양 시황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움직임과 올림픽 이후 철광석 수요 회복 기대감도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이달 4일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예산안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물동량이 운임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곡물 물동량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무력 분쟁 본격화 이후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곡물 선적에 대한 불확실성(항만폐쇄·금융제재·선박 기항 거부 등)이 확대돼 흑해산 곡물에 대한 수요는 위축되는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농업 대국으로, 러시아는 소맥 세계 1위,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세계 4위 수출국으로 꼽힌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에 따른 해운시장 긴급점검’ 보고서는 무력 충돌 확대 또는 러시아 제재 강화 시 글로벌 곡물 교역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양 국의 곡물 수출 능력이 위축될 경우 공급처 전환(호주·미국·아르헨티나 등)에 따른 운송 거리 증대 효과가 발생하지만, 수출이 '전면 중단'될 경우에는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전면 중단될 경우 절대적인 물동량 감소에 따른 운임 시황 약세가 예상된다”며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강세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을 증대해 해운 시황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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