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손실 1266억…전 분기 대비 손실 폭 1000억 이상 축소
정기보수·정책 불확실성에 2분기 실적 개선폭 제한 전망
LCPL·LCI 등 자산 매각 본격화…“실제 관심 투자자와 협의 중”
성낙선 CFO “글로벌 증설 부담 완화…현금흐름 흑자 전환 기대”
롯데케미칼이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지만 원가 하락과 스프레드 개선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손실 폭을 줄였다. 회사는 대규모 투자 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을 바탕으로, 올해 현금흐름의 흑자 전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2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353억원) 대비 적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9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2023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대산공장 정전 등 일부 가동 차질이 있었음에도 직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은 1075억원 축소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회사 측은 납사 등 원료 가격 안정화와 수요 개선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 환율 상승, 운송비 절감, 전 분기 일회성 비용 제거 등을 1분기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제시했다.
2분기에는 국내외 공장의 정기보수 일정과 주요국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 영향으로 실적 개선세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정기보수는 대산공장이 지난달 12일부터 내달 16일까지 약 65일간, 미국 루이지애나 LC USA 공장이 지난 3월31일부터 5월16일까지 46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곽기섭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경영전략부문장(상무)은 이날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전망에 대해 “올해에도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기 둔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로 급격한 시황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중국의 내수 경기 부양 정책과 글로벌 원유 공급량 확대에 따른 유가 하향 안정화는 원가 부담을 완화시키고 점진적인 판가 회복을 통한 업황 개선으로 전년 대비 손실 폭 축소는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을 통한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관련 전략에 대해 "사업성을 낮추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성은 작년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구체적 실행에서는 해외 자산 위주로 경영권 포함 매각이나 일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잘 진행돼서 성과가 나는 부분도 있고 실질적으로 매수 관심이 좀 떨어져서 잘 안 되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사실"이라면서도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파키스탄 고순도테레프탈산(PTA) 법인 LCPL은 지난 2월 매각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기업결합 신고 마무리 단계로 7~8월 중 거래 종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모노에틸렌글리콜(MEG) 생산법인,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법인(LCI)‘ 지분은 주가수익스와프(PRS) 구조를 활용해 진행했고 PRS 특성상 만기 전 실질 매각이 필요해 현재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라며 "현재 LCI 지분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5조원 이상 투입해 연간 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PL) 52만t, 폴리프로필렌(PP) 25만t의 생산 능력을 가진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곽 상무는 라인 프로젝트 관련 고객사 확보 여부에 대해 "폴리에틸렌은 말레이시아 타이탄 법인을 통해 이미 판매 중이고 말레이시아에 폴리프로필렌을 수입해서 기존 라인을 통해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에틸렌은 인도네시아 내수를 중심으로 장기계약을 추진 중이며 몇 개 업체와는 이미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경쟁사들의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 설비 도입에 따른 영향과 관련해서는 “중국에 있는 석화업체나 한국의 일부 업체들은 현재 COTC 관련 기술을 통해 크래커를 증설했거나 경질 원유를 사용해 직접 에틸렌 유분을 생산하는 방식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경질 원유 자체가 모든 원유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특정 성분 이상의 경질 원유만 사용할 수 있어 원료에 대한 제한적인 요인이 있다”며 “당사의 경우 COTC처럼 완전히 원유를 사용하는 공장으로 전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원료 다변화를 위해 여수나 대산 공장의 경우 납사보다 상대적으로 저가인 LPG를 많이 투입할 수 있도록 공정을 개선해놓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또한, “이런 장점과 함께 다운스트림인 폴리머 공장에서 고부가 제품을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는 “글로벌 정책 변동성이 커지면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업황 회복 시점을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올해는 과거보다 글로벌 증설 부담이 완화되고 원료 가격도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여서 전년 대비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상무는 “올해는 현금흐름의 흑자 전환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으며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범위 내에서의 투자 집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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