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만가구 후보지만 발굴, 사업 불확실성 여전
도심복합사업 76곳 중 절반 이상 반대 목소리 계속
"숫자만 부풀린 정책, 실질적 공급성과 미미"
정부의 2·4대책(3080+)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데일리안DB
정부의 2·4대책(3080+)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현 정부 들어 역대 최대규모 공급대책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후보지 양산으로 숫자만 채웠을 뿐 정작 실속은 없었단 평가가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4일 정부는 서울 32만5000가구를 포함한 전국 83만6000가구 주택을 오는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기존 공공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새롭게 도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2·4대책 발표 후 현재까지 50만3000가구 규모 후보지를 발굴했다. 이는 2025년까지 목표한 물량의 60% 수준에 이른다. 도심복합사업 10만가구 후보지 중 55.6%는 선호도 높은 서울지역에 분포한다.
2·4대책 1주년을 맞아 국토부는 "대책 발표 후 9개월 만에 약 1만가구 규모의 지구지정을 완료해 본격적인 공급 궤도에 안착했다"며 "공공성과 연계한 과감한 인센티브로 대량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대책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도심복합사업은 현재까지 8차례에 걸쳐 총 76곳의 후보지가 지정된 상태다. 올 상반기에도 5만가구 후보지를 추가 발굴하고 연말께는 지난해 지구지정을 마친 사업지를 중심으로 4000가구가량 사전청약도 진행한단 목표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사업이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애초에 대다수 주민이 반대해도 10% 동의율만 확보하면 사업 참여가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춰 진행한 탓에 1년째 후보지 곳곳에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비롯해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했다가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현금청산 당하게 된 주민들도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전국 도심복합사업 후보지가 연대한 '3080 공공주도반대연합회(공반연)'까지 꾸려졌다.
국토부가 확보한 76곳 후보지 중에서 절반 이상인 40여곳이 공반연에 참여해 후보지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국토부
국토부가 확보한 76곳 후보지 중에서 절반 이상인 40여곳이 공반연에 참여해 후보지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후보지로 지정된 65곳 가운데 본지구지정을 완료한 곳은 7곳(증산4, 연신내역, 방학역 쌍문역 동·서측, 신길2, 부천원미)에 그친다.
공공주도 정비사업도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삐걱거리긴 마찬가지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29곳 가운데 LH·SH로 시행사 지정을 완료한 곳은 5곳 정도다. 이 중 1호 사업지로 주목받은 흑석2구역은 토지소유주 80%가량이 동작구청을 상대로 시행사 지정 취소 등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공공재건축(4곳·1500가구)은 타 사업 대비 관심을 얻지 못했고 공공직접시행(2곳·800가구)은 1년째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사업으로 전락했다.
특히 공공직접시행 후보지 서울강서 마곡나루역 북측과 경기의왕 내손체육공원 남측 등 두 곳은 민간에서 공공으로 정비계획 변경 신청도 내지 못한 상태다. 의왕내손의 경우 올 3월이면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돼 정비예정구역 단계부터 다시 사업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국토부는 2·4대책 주요 사업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도심복합사업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추진하는 만큼 확실한 투기수요 차단이 필수라고 강조하던 것에서 한발 물러섰다.
반대 여론이 심해 동의율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 후보지를 철회하는 방안과 선의의 현금청산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기존 권리산정일보다 강화된 현금청산 기준일을 신규로 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후보지를 대거 발굴하는 것만으로 실질적인 공급 성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단 견해다. 여전히 주민 반발이 거센 탓에 앞으로의 사업 추진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공이 개입해 오히려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했다"며 "주민들의 호응이 뒤따랐다면 1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본지구지정을 완료했거나 시행사 선정을 마치고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후보지가 더 많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으니 뒤늦게 구제책이라며 제도 손질에 나서는 것 아니겠냐"며 "보이는 숫자만 중요하다는 논리로 정책을 추진하는 건 어떤 방식으로든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 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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