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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빠르고 단순하게…틈새 파고드는 ‘미드폼 드라마’


입력 2022.01.24 09:16 수정 2022.01.24 09:1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며느라기2’·‘내과 박원장’ 등

20분 내외의 미드폼 드라마 인기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20분 내외의 미드폼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 1시간 내외의 긴 드라마들보다는 단순하지만, 짧은 시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하는 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큰 스케일의 새로운 장르물들 사이에서 틈새를 노린 ‘미드폼 드라마’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TV, 티빙 ⓒ카카오TV, 티빙

현재 공개 중인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2…ing’(이하 ‘며느라기2’)는 지난해 공개된 시즌1부터 꾸준히 20분 내외의 러닝타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서는 평범한 시월드 속 새내기 부부가 갈등과 화해를 통해 가족이 돼가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으며, 이번에는 예상치 못했던 임신을 하게 된 사린(박하선 분)과 남편 구영(권율 분)의 이야기로 공감을 유발하고 있다.


결혼과 임신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현실감 있게 표현한 이 드라마는 ‘공감’을 무기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때로는 분노를 유발하는 때로는 공감을 하게 하는 에피소드들을 꾸준히 담아내며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첫선을 보인 후 지상파나 다른 OTT에서는 볼 수 없었던 10분 또는 20분 내외의 숏폼, 미드폼 콘텐츠를 선보이던 카카오TV가 이 형식을 점차 정착시켜나가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 ‘내과 박원장’, 왓챠의 ‘좋좋소4’ 등 짧은 러닝타임을 활용하는 미드폼 드라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시트콤 또는 10대들을 겨냥한 유튜브 웹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었던 미드폼이 좀 더 폭넓은 시청층을 아우르며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새롭고 독특한 소재, 혹은 극적인 흥미를 강조하는 장르로 이목을 끄는 여느 드라마와는 방향이 다르다. 오히려 스케일이 크지 않은 일상적인 콘텐츠를 다뤄 좀 더 빠른 몰입을 유도한다. ‘며느라기’는 결혼과 임신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면, ‘술꾼도시여자들’은 30대 여성들의 일상을, ‘좋좋소4’는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삶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초보 개원의의 이야기를 다룬 ‘내과 박원장’ 역시 마찬가지다.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월세를 걱정하고 병원 후기에 신경을 쓰는, 소상공인 같은 의사의 모습을 통해 짠하면서도 웃음 나는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특별한 장치나 긴 설명이 없이도 극에 빠르게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방대한 서사보다는 매회 에피소드 형식으로 극을 구성, 진입장벽을 낮추기도 한다. 빠르고, 가볍게 이야기를 즐기길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무겁지 않게 다가가는 것이 특징인 것이다.


여기에 각자의 임팩트 있는 특징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좋좋소4’, ‘며느라기2’처럼 하이퍼리얼리즘에 가까운 현실적인 묘사로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술꾼도시여자들’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지만 파격적인 에피소드로 짧지만 큰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내과 박원장’의 인터뷰 형식으로 캐릭터들의 속내를 직접 듣는 독특한 방식으로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를 지우고 있다.


각종 OTT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큰 스케일의 새로운 장르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것이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드폼 역시도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기는 것이 장점인 모바일 시청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장점을 더욱 완성도 있게, 영리하게 활용하는 미드폼 콘텐츠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틈새 겨냥이 아닌, OTT 콘텐츠들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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