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로는 왜 서브 안 할까?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09.06.11 09:52  수정
리시브 하고 있는 현대캐피탈 리베로 오정록. 리베로는 팀의 다른 선수들과 대조되는 색상의 유니폼을 착용한다.


“여오현 선수는 왜 서브를 안하죠?” “최부식 선수는 왜 팀 선수들과 유니폼이 달라요?”

배구경기를 지켜보면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큰 키에 강스파이크를 내리꽂는 공격수도, 완벽한 토스를 구사하는 세터도 아닌 ‘수비전문 요원’ 리베로다.

남자 프로구단 4개팀의 주전 리베로 평균신장은 180cm에 불과하다. 한국배구연맹에 등록된 프로선수 가운데 대한항공의 이상래가 185cm로 ‘최장신 리베로’다.

이들이 신장 190cm가 훌쩍 넘는 ‘장대숲’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이유 중 하나는 같은팀 선수들과 다른 색상의 유니폼을 착용하기 때문이다.

대한배구협회 배구규칙에 따르면, “리베로는 팀의 다른 선수의 복장과 대조되는 유니폼 또는 재지명 리베로를 위한 쟈켓-가슴받이 등을 입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리베로의 유니폼은 팀의 다른 선수들과 디자인이 달라야 하지만, 나머지 팀원과 같이 등번호가 새겨져 있어야 한다.

특히 배구에서는 ‘리베로 규칙’이 따로 있을 만큼, 복장뿐만 아니라 코트 안에서의 경기 동작과 진행 등에 대한 규정이 까다롭다.

리베로 규칙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리베로는 서브 및 블로킹을 할 수 없다”는 것. 이는 리베로가 중앙선 3m 뒤에 그려진 ‘후위 지역’에서만 경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선수들은 전위지역 혹은 코트 밖에서 리베로에 의해 오버핸드로 띄워진 볼을 네트 상단 보다 높은 곳에서 공격할 수 없다. 다만 리베로가 후위지역에서 올린 볼은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다.

이 같은 규정 때문에 리베로가 경기에서 스파이크나 서브, 블로킹 등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없었던 것.

하지만 프로배구에선 리베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리베로의 서브 리시브가 세터에게 깔끔하게 연결되면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 팀의 강스파이크를 받는 호수비에 이은 리베로의 득점은 ‘2점 플레이’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리베로는 수비의 끝이자 공격의 시작인 셈이다.

한국배구연맹 김동준 홍보팀장은 “다른 선수의 경우, 선수교대에 제한이 있지만, 리베로에겐 그런 제한이 없다. 배구규칙에 보면 한 팀은 한 세트에 최대 6번의 선수교대를 할 수 있는데, 리베로는 교대선수의 수에 계산되지 않는다”면서 “자유롭게 교대를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리베로’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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