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vs 서울시, 주택공급 대결 '몇 대 몇?' [배수람의 앞담]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1.11.17 08:46  수정 2021.11.1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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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대책 후보지 곳곳 불협화음에도 추가 후보지 발굴 매진

신속통합기획, 강남·여의도 일대 대장주 아파트 대거 참여

투기 근절에 방점을 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줄곧 민간 규제 완화를 외친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색하게 손을 맞잡았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르겠다.ⓒ뉴시스

투기 근절에 방점을 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줄곧 민간 규제 완화를 외친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색하게 손을 맞잡았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르겠다.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공급 경쟁 구도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기자가 취재하며 보고 들은 것들을 종합해보면 현재까지 스코어는 서울시가 앞서있는 듯하다.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후보지별 불협화음은 확실히 덜하다.


일각에선 이미 집값이 오를 대로 올라버린 상황에서 뒤늦게 공급 카드를 꺼내든 정부의 패배를 점치기도 한다. 억울하게 현금청산 대상자로 전락해버린 제보자의 이야기를 들은 한 전문가는 기자에게 "어차피 안될 사업이니 걱정 마시라"는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오 시장이 민간 정비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신속통합기획 첫 공모 결과,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모두 102곳이 접수를 마쳤다.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공공재개발 후보지 공모 접수 결과(70곳)를 크게 웃돈다.


정부의 구애에도 꿈쩍 않던 강남·여의도 일대 주요 단지들 이름도 눈에 띈다. 대치미도(한보미도맨션)와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일찌감치 참여 의사를 밝혔다. 최근에는 강남권 대장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로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위한 주민 동의서 징구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호응에 "그동안 규제로 막혀있던 것을 정상화한 결과"라 강조하며 공공주도의 주택공급만 강조하는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아이러니한 건 시장의 반응에도 정부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 중의 하나는 걸리겠지, 라는 심정일까. 오히려 더 많은 후보지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기존 선정된 후보지에서도 2·4대책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주민들의 큰 호응 속에 사업이 순항 중"이란 말만 되풀이한다. 공모 방식도 기존 후보지를 지정하던 것에서 민간이 직접 동의서를 걷어 참여할 수 있도록 바꾸면서 싫은 소리는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태도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정부와 서울시가 평행선을 달릴 수는 없다. 결국 서울·수도권 일대 주택을 공급하는 문제 아닌가. 실질적인 주택공급을 위해선 정부는 서울시의 도움이, 서울시는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큰 틀에서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민간의 영역을 얼마나 인정하고 보장해주느냐, 그 작은 차이점이 두 정책의 간극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노형욱 장관은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집값 불안을 야기했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그래서 지금 추진 중인 공급대책은 수요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것인지 여쭙고 싶다.


이제라도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시장의 반응을 무시한 채 독자 행보를 지속하게 되면 정말 서울시 정책에 필패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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