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자이 84㎡ 호가 34억원…거래가 대비 2억6000억 뚝
종부세 강화와 매수세 위축 맞물려, 집주인 가격 내린 듯
전문가 "신고가 갱신도 잇따라, 하락 전환은 시기상조"
그간 견고하던 강남권의 집값에도 점차 균열이 생기고 있다.ⓒ데일리안
그간 견고하던 강남권의 집값에도 점차 균열이 생기고 있다. 많게는 수억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호가를 내린 매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층 강화된 종합부동산세과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피로감에 매수세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신고가도 갱신도 이뤄지고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면적 84㎡A 타입은 최저가 34억원에 매물이 등록됐다. 직전 거래가인 36억원 대비 2억원 가량 떨어진 금액이다. 신고가와 비교하면 3억원이 내렸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A타입 역시 현재 호가가 34억원부터 시작되는데, 기존 거래가 대비 2억6000만원 정도 빠졌다.
강남구 일부 단지에서도 호가를 내린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C타입은 최고가 대비 3억원 내린 29억원에 매물이 다수 등록됐다. 이는 지난 8월 거래가 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강남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모든 단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단지에서 기존 거래가 보다 낮은 금액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매수 문의도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수세가 줄면서 거래량이 크게 쪼그라든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216건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수치지만, LH강남힐스테이트(공공임대)의 분양전환 사례를 제외하면 88건에 불과하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92건, 87건로 예년에 비해 적다. 사실상 거래가 하루 평균 3건 정도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 부담에 기존 거래가 대비 낮은 금액에 매물이 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종부세는 지난해에 비해 다주택자들은 3~4배까지 늘어났다. 은마아파트와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를 함께 소유하고 있을 때 보유세는 지난해 3073만원에서 올해 7418만원으로 두배 이상 늘어난다. 내년에는 1억원 돌파가 확정적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다주택자 중 조정대상지역에서 단독명의로 2채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 세율이 2배가 되고 세부담상한도 최대 3배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집값이 더 오른다고 해도 매년 수백에서 수천만원의 현금흐름을 감당할 수 없는 이들은 정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거래한파가 지속된다면 지금보다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내놔도 살 사람이 없다면 호가를 더 내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서초구 B 공인 관게자는 "가격을 낮게 내놔도 살 사람이 없다면 더 내리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모든 집주인들이 그러진 않겠지만, 급한 사람이라면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강남권에서는 꾸준히 신고가도 갱신되고 있는 만큼 집값이 하락 전환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장은 "호가의 하락은 종부세와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이는 일부 물건을 중심으로 등락이 나타나는 것으로, 신고가 거래도 나오고 있는 만큼 일부 단지에서 호가가 내렸다고 해서 당장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판단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내년 대선은 지나야 부동산 시장의 구체적인 향방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술적으로는 대선이 부동산 시장과 무관하다고 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양도세 등 각종 부동산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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