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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유럽파, '셰프' 벤투만 잘 하면 된다


입력 2021.09.24 11:19 수정 2021.09.25 09:3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손흥민 복귀, 황희찬·황의조·이강인 골...김민재도 안정

최종예선 앞두고 유럽파 맹활약...10월 이란 원정도 기대

재료 품질 확실하게 입증...벤투 감독 최고의 맛 내야

황희찬 ⓒ AP=뉴시스 황희찬 ⓒ AP=뉴시스

10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가운데 유럽파들의 활약은 기대를 고조시킨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23일(한국시각)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1-22 카라바오컵(리그컵)’ 32강에서 아름다운 맞대결을 펼쳤다.


부상을 털고 지난 20일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은 이날 컵대회 경기에서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입단 이후 3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팀이 수세에 몰리자 휴식을 취하던 손흥민이 교체 투입되면서 둘의 맞대결은 성사됐다.


각팀의 공격수들이라 직접적인 충돌은 보기 어려웠다. 승부차기 1번 키커까지 소화한 황희찬과 후반을 마치고 경기에서 빠진 손흥민의 맞대결 자체는 이렇다 할 장면이 없었지만, 경기 후 둘의 포옹은 토트넘 팬들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경기 후 손흥민과 황희찬은 그라운드에서 따로 만나 유니폼을 교환하고 진한 포옹을 나눴다. 승부차기 끝에 토트넘 승리가 확정된 이후 둘은 그라운드에서 따로 만나 유니폼을 교환하고 진한 포옹을 나눴다. 지난달에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함께 치렀던 핵심 전력들이다.


올 시즌 2경기 결승골로 토트넘의 개막 3연승을 이끈 ‘캡틴’ 손흥민은 부상을 털고 복귀했고, 황희찬은 이적 후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날은 첫 선발 출전에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서는 등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해리 케인을 제치고 토트넘 최고의 공격 카드로 부상한 손흥민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말할 것도 없고, 황희찬은 이적 후 3경기 연속 감독을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황희찬의 저돌적인 돌파에 빠진 울버햄튼 팬들은 황희찬이 공격 진영으로 쇄도할 때 일단 환호부터 한다.


9월 A매치 기간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졌던 황의조(29보르도)도 최근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회복 중이다. 황의조는 2021-22시즌 프랑스 프로리그 리그앙 몽펠리에 원정에서 시즌 3호골을 터뜨렸다. 골문에서 약 25m 떨어진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강하게 공을 때려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황의조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도쿄올림픽 출전을 전후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황의조는 지난 19일 생테티엔전(1-2호골)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리그앙 득점 레이스에서는 4골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등을 추격하고 있다. 몽펠리에전 막판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애증의 발렌시아와 결별하고 마요르카로 이적한 이강인은 3경기 만에 환상적인 골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경기 연속 교체로 적응을 마친 이강인은 23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2021-22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6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수비수 3명 사이를 뚫고 침투해 왼발 감아 차기로 GK 쿠르투아가 지키는 골문을 뚫었다.


약 7개월 만의 풀타임을 소화한 이강인은 5차례 키패스와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평점(후스코어드닷컴 7.8)을 받았다. 도쿄올림픽 출전, 이적 문제 등으로 지난 9월 월드컵 최종예선 1, 2차전 소집 명단에 오르지 못했지만 벤투 감독의 눈길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수비수’ 김민재(25·페네르바체)는 중앙 수비수로서 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4일 기레순스포르전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강력한 피지컬과 스피드를 앞세워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선보였고 90%에 이르는 패스성공률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탈터키' 수준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공격 가담으로 선제골의 발판을 놓았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까지 포함하면 공식전 4경기 연속 풀타임이다. 페네르바체 팬들 사이에서 김민재는 ‘몬스터’로 불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유럽파들의 맹활약은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동 원정을 앞둔 벤투호에 희소식이다. 벤투호는 10월 시리아와 이란을 상대로 2연전을 치른다.


홈 2연전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실망을 안겼던 벤투호는 험난한 중동 원정을 앞두고 있다. 이라크-시리아와의 홈 2연전에서 드러난 최대 약점은 공격력. 손흥민과 황의조 등 에이스를 총출동시켰지만 2경기에서 슈팅 35개를 퍼붓고도 1골에 그쳤다. 홈 시리아전 이후 불과 닷새 만에 그동안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이란 원정을 치른다.


홈에서 치르는 시리아전은 차치하고 손흥민-황의조에만 의지한 공격 전술로는 이란 원정에서 승점3을 따내기 어렵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통산 9승9무13패로 열세다. 악명 높은 아자디스타디움이 위치한 테헤란 원정에서는 2무5패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9년 6월11일 서울에서의 친선경기에서도 이란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1-1무).


유럽파들은 펄펄 날고 있다. 재료는 확실하다. 이런 훌륭한 재료들을 어떻게 요리해 축구팬들에게 최고의 맛을 선사하느냐는 벤투 감독의 몫이다. 시리아/이란전에서도 지난 3년 동안 반복해왔던 고집을 꺾지 않고 전술적 유연성을 잃은 채 그라운드에 선다면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게 없다. ‘셰프’ 벤투의 사고 전환이 시급하다. 눈에 띄는 결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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