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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더 독해진 일반인 예능, 출연자 ‘보호’는 어디로?


입력 2021.09.19 10:01 수정 2021.09.18 21:5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환승연애’·‘돌싱글즈’ 출연진, 악플에 곤혹

기존 프로그램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예능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현실감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몰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출연진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MBN ⓒMBN

밥벌이 현장을 담은 MBC ‘아무튼 출근’과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비롯해 NQQ·SBS 플러스 ‘나는 솔로’, MBN ‘돌싱글즈’, 카카오TV의 ‘체인지 데이즈’, 티빙 ‘환승연애’ 등 연애 리얼리티까지. 일반인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하며, 그 속에서 공감할 거리를 찾아내던 것을 넘어, 일반인들을 통해 더 리얼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꾸며지지 않은 날것의 생생함에 시청자들은 더욱 깊게 몰입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일반인 출연자들에게도 악플과 같은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것이다. 최근 ‘환승 연애’의 출연자에게 쏟아진 악플과 ‘돌싱글즈’ 출연진에 대한 루머 등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의 고질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례들이 발생했다.


‘돌싱글즈’의 출연진은 악플은 물론, 방송 내내 각종 루머에 시달렸다. 최준호는 이혼 소송 중에 방송에 출연했다는 루머에 휩싸였으며, 이아영은 사치를 부리며 가정에 충실하지 않아 이혼을 하게 됐다는 루머에, 배수진은 성형설과 외도설에 시달려야 했다.


‘환승연애’ 또한 출연진들의 선택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이것이 출연진을 향한 악플로 이어지기도 했다.


설정이 한층 독해지면서 악플과 루머의 수위도 높아졌다. ‘한번 다녀온’ 매력적인 돌싱 남녀들의 연애 관찰물인 ‘돌싱글즈’와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모여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가는 내용을 담은 ‘환승연애’에서는 출연진들의 선택을 두고 더욱 다양한 일들이 오고 갔고, 결국 이것이 심각한 악플 문제로 이어지곤 한 것이다.


그러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돌싱글즈’는 지난 12일 방송된 마지막 회가 되어서야 비하인드를 다루면서 루머 해명의 기회를 마련했다. 최준호는 “이혼 소송이 아니라 상간남과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더라”라고 해명했고, 이아영은 “사치를 부렸다거나 육아와 살림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전 남편도 내가 최선을 다한 건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오해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이 마저도 방송의 일부로 녹여내고, ‘관심만큼 쏟아지는 악플’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심각성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환승연애’ 제작진은 상황이 심각해지자 공식 SNS를 통해 “연예인 출연진에 대한 과도한 비방과 인신공격 DM, 사생활 및 개인적인 신상 침해가 지속적으로 심각해져 출연진에게 큰 상처가 되고 있다. 이에 관련 행위 중단과 자제를 당부한다”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참여해 준 출연진 보호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 강력한 조치도 고려할 수 있음을 알린다”고 경고했으나, 결국 당부와 경고 외에 실질적인 대비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셈이다.


더욱 자극적인 상황에 내몰린 일반인들이지만, 제작진의 보호는 너무나 빈약했다. 리얼함을 강조하기 위해 시청자들의 ‘과몰입’(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거나 빠지는 상태)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이 몰입이 가지고 올 부작용에 대해서는 외면한 것과 다름없다.


일반인 예능이 늘어나고 더욱 극적인 설정까지 가감 없이 활용되는 현재, 그들을 향한 악플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들을 극적인 상황에 담아낸 제작진들의 책임감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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