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답답함 해소됐다는 반응”
코로나19 장기화로 이전과 같은 여행이 힘들어지자 그 틈새를 파고든 대리만족 콘텐츠들이 늘고 있다. 여행 예능은 기본, 여행지의 소리를 직접 담은 오디오 콘텐츠까지. 각 플랫폼들의 새로운 시도들이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먼저 위기를 맞은 프로그램 중 하나가 여행 예능이었다. 해외 여행기를 다룬 ‘배틀트립’, ‘더 짠내투어’, ‘트래블러’ 등은 종영을 선택했으며, 외국인들의 국내 여행기를 다룬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어서와 한국살이는 처음이지’로 포맷을 변경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여행이라는 아이템을 포기했던 방송가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국내로 눈을 돌리고, 캠핑카를 타고 한적한 곳을 찾아 떠나는, 상황적 한계를 활용한 각종 변주된 여행 예능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말 그대로 바퀴가 달린 집을 타고 캠핑을 떠나는 tvN ‘바퀴 달린 집’은 시즌2까지 방송된 뒤 현재 시즌3를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갬성캠핑’과 ‘나는 차였어’ 등 캠핑과 차박을 다루는 예능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야생에서 살고있는 자연인을 찾아가는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와 바다 근처에서 바를 운영하는 JTBC ‘바라던 바다’도 본격 여행 예능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국내 명소들을 조명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두 프로그램이 담아내는 시원한 풍경을 감상하고 있으면 떠나지 못한 휴가의 아쉬움을 잠시나마 달랠 수 있다.
단순히 브라운관으로 타인의 여행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화면으로 직접 체험의 느낌을 살리는 콘텐츠들도 등장했다.
영화관들이 큰 화면의 이점을 살려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 바 있다. 지난 2월 CGV가 기획한 Live 랜선 투어가 그 예다. 큰 스크린으로 해외 여행지의 현장을 생생하게 관람하게 한 것은 물론, 현지 가이드와의 실시간 채팅으로 현장감을 살렸다. 홍콩 백만불 야경 투어에서는 황후상 광장과 성요한 성당, 빅토리아 피크의 스카이테라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야경 등이 90분 동안 펼쳐졌다.
이후 롯데시네마가 지난 6월 팝업 트래블 라이브를 통해 피렌체 투어를 기획했다. 당시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대형 스크린의 실감나는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이 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었다.
유튜브에서도 랜선 여행 콘텐츠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현지 풍광을 1인칭 시점으로 담아 화면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여행 중 들리는 소음까지 담아낸 퀄리티 높은 영상들도 있어 대리만족을 하기에 충분하다.
최근에는 귀로 즐기는 여행을 테마로 삼는 오디오 콘텐츠도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에서 농사를 짓는 루시드폴이 제주의 소리를 담아냈다. 루시드폴이 공항, 바다, 숲, 과수원, 냇가, 오일장 등 제주 일대를 다니며 녹음한 사운드에 직접 작곡한 음원과 내레이션을 입힌 콘텐츠다.
플로 관계자는 이번 기획에 대해 “‘루시드폴의 사운드 제주’는 직접 제주를 여행하는 듯한 설렘을 전하는 동시에 새로운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로 장르를 다각화하고 이용자들의 음악 취향을 보다 섬세하게 만족시키기 위해 기획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플로는 무신사테라스, 제비다방, 한권의 서점 등과 협업해 각 공간의 감성을 담은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관계자는 “눈과 귀로 여행지나 감각적인 공간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플로의 콘텐츠들 덕분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일상 중에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답답함이 해소됐다는 반응들이 있었다. 또 오디오 콘텐츠의 특성상 영상과 달리 멀티태스킹이 가능해 다른 일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여행 테마의 콘텐츠들 역시 전 연령층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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