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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은가누 보다 센 '핵빠따' 있나(ft.영상링크-당몰야)


입력 2021.07.29 18:18 수정 2021.09.11 22:4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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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은가누(왼쪽). ⓒ AP = 뉴시스 프란시스 은가누(왼쪽). ⓒ AP = 뉴시스

싸움, 아니 격투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펀치죠. 펀치 중에서도 한 차원 높은 강도의 펀치를 휘두르는, 이른바 ‘핵빠따 파이터’들을 하드 펀처라고 부릅니다.


복싱에서는 전설의 핵주먹으로 조지 포먼, 마이크 타이슨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합니다. 현대 종합격투기 UFC에서도 ‘스치면 KO’ ‘스치면 떡실신’의 수식을 달고 다니는 ‘핵빠따’를 소유한 파이터들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강력한 펀치가 안면에 꽂힐 때, 상대의 고개가 젖혀지며 눈이 풀릴 때, 마우스피스가 입에서 튀어나오면서 옥타곤 바닥으로 쓰러질 때. 그리고 상위 포지션에서 치명적 파운딩으로 상대의 영혼을 날려버릴 때 팬들은 열광합니다.


최근 들어 최고의 핵빠따로 꼽히는 파이터는 역시 프란시스 은가누(34·193cm·115kg).


이제는 ‘금가누’라 불리는 은가누는 현재 UFC 헤비급 챔피언으로 등극했습니다. 혀를 내두르게 하는 파워와 폭발적인 임팩트를 내뿜는 UFC 역사상 최정상급의 펀치력을 자랑하는 사기 피지컬의 소유자입니다. 지난 3월 UFC 260에서는 강력한 복싱을 자랑하는 스티페 미오치치를 잡으며 마침내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중앙 아프리카 카메룬 출신의 은가누는 흑인입니다. 다른 인종에 비해 흑인은 성장기에 호르몬 수치가 20% 이상 더 많이 분비됩니다. 그렇다보니 성인이 됐을 때 근육과 인대의 힘은 다른 인종의 추종을 불허하죠. 근력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 후천적 요소로 증강시킬 수 있지만, 그 이상의 힘을 유지하고 있는 흑인 특유의 탄성과 순발력은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은가누의 주먹이 더욱 빠르고 날카롭고 아프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운동만 은가누를 키운 게 아닙니다. 불우한 환경과 결핍은 은가누를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은가누는 가난한 집안 사정 탓에 학교 등록금도 납부하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가지 못한 은가누는 어린 시절 고된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막노동을 하며 근력은 더 키워갔고,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집념 또한 커져갔습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카메룬을 떠나 무작정 프랑스로 건너와 노숙자 생활까지 한 은가누는 롤모델 타이슨 경기를 무한반복하며 펀치를 연습했습니다.


눈물 젖은 펀치를 앞세운 은가누의 피니시 능력은 압도적입니다. 대부분의 승리를 1라운드에 끝냈습니다. 주니어 도스 산토스, 케인 벨라스케즈, 안드레이 알롭스키, 커티스 블레이즈, 알리스타 오브레임 등 내로라하는 헤비급 스타들이 모두 은가누 앞에서 나가 떨어졌습니다.


오브레임전은 은가누가 어떤 괴물인지 확실하게 보여준 한판이었습니다(2017년 12월 UFC 218). 당시 헤비급 랭킹 1위로 타이틀샷을 노리던 오브레임에게는 매우 충격적인 패배였죠. 어퍼컷에 이어 확인 사살 파운딩을 퍼부었습니다. 차렷 자세로 하반신 경직됐고, 눈을 뜬 채로 실신했습니다. 은가누 세컨이었던 제롬 르 밴너는 승리를 뒤로 하고 오브레임 상태를 먼저 체크할 정도였어요.


프란시스 은가누 ⓒ AP = 뉴시스 프란시스 은가누 ⓒ AP = 뉴시스

은가누는 우스꽝스러운 뚱뚱한 헤비급 파이터가 아닙니다. 존 존스(215cm)에 버금가는 리치(211cm)리치를 자랑하는 은가누는 멀리 있는 상대에게도 온전한 힘을 실어 타격을 꽂습니다.


맞아보지 않고도 그의 아우라에 압도당합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내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선수들에게 찍자고 얘기한다. 하지만 은가누에게는 말을 하지 못했다”며 은가누의 외모에 압도당했던 자신을 떠올렸죠.


잠깐! ‘7초 KO’ 정찬성이 펀치 꿀팁을 소개합니다. 내 펀치에 몸무게를 실어라. 허리를 틀어서 몸무게를 싣는 허릿심으로 펀치하는 연습을 하라고 합니다. 이 습관을 잘 들이면 다른 연습을 안 해도 펀치력이 세질 수 있다고 합니다. 어깨 힘으로만 한다면 상대를 펀치로 기절시키기 어렵다고 합니다. 머리를 움직이면서 때리면 파워가 강해진다고 합니다. 물론 때리고 나서 중심을 잃으면 큰 일 나겠죠. 핵심은 허릿심을 펀치에 싣는 것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핵빠따만 놓고 보면 은가누 못지않은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1975년 미국 콜로라도 태생 쉐인 카윈(46188cm120kg). 체중 팔 두께 스피드 모두 비범했습니다. 가장 무겁고 큰 손입니다. 너무 커서 5XL 글러브를 꼈죠. 그 주먹은 오함마로 사람을 치는 듯한 공포 그 자체였죠.


카윈도 은가누 만큼은 아니지만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아버지 탓에 어머니와 형제들과 성장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도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NCAA 2부리그 정상에 오를 정도로 레슬링에 흠뻑 빠졌고, NFL행을 고민할 정도로 풋볼에서도 재능을 뽐냈습니다. 기계공학 등의 학위를 취득한 카윈은 만 30세에야 격투기 무대에 뛰어들었습니다.


MMA에서는 타격으로 위력을 뿜었습니다. 그의 펀치 능력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MMA 데뷔 후 12연승을 달렸는데 모두 1라운드 승리였습니다. 프랭크 미어전을 제외하면 모두 1분대 끝. 가볍게 던지는 잽만으로도 상대가 쓰러져 KO됐죠. 그야말로 스치면 실신이었습니다. MMA 베테랑 제레미아 콘스탄트는 “카윈이 날린 첫 잽 공격에 얼굴 뼈가 부러졌다”며 고개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12전 12승, 1라운드 초살’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바탕으로 당시 헤비급 신성 가운데 가장 먼저 브록 레스너와의 타이틀전 기회를 잡았습니다. 강력한 펀치를 소유한 카윈은 1라운드 우세를 점했습니다. 하지만 끝내지 못했고 13경기 만에 2라운드를 경험합니다. 허리 부상 여파 속에 맞이한 2라운드에서 카윈은 아쉽게 레스너에 졌습니다. 경기 후 카윈이 허리 디스크 부상을 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더 놀라게 했습니다.


브록 레스너 vs 쉐인 카윈 ⓒ UFC 브록 레스너 vs 쉐인 카윈 ⓒ UFC

전업 파이터도 아니었습니다. 수도국 엔지니어 생활을 하면서 격투기를 병행한 ‘투잡스’ 파이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대단합니다. 다나 화이트 회장의 설득에도 본 직업을 놓지 않았죠.


투잡의 한계였을까. 다시 돌아와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 대결했지만 졌습니다. 주도산은 “내가 느꼈던 것 중 가장 심한 펀치를 날렸다”고 카윈의 펀치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카윈은 허리 부상 여파와 무릎 부상까지 생기면서 2013년 끝내 은퇴했습니다. 뒤늦게 시작한 커리어에서 2년은 부상으로 날렸고, 6년만 활약하고 떠난 셈입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나 팬들은 은가누의 그것을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합니다. 은가누 보다 당장 더 센 핵빠따는 없다는 의견이 높습니다. 하지만 카윈이 더 젊을 때, 전업 파이터로 성장했다면 더 강한 펀치력을 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이제는 붙을 수 없지만 둘의 펀치 대결을 상상만 해도 짜릿하고 쫄깃합니다. 셀렘 그 자체죠.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주먹을 함부로 쓰면 크게 다칩니다. 방망이 펀치력을 인정받은 ‘추신수 동료’ 오도어는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강펀치를 날려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펀치는 펀치가 허용된 세계에서만 빛납니다. 그래서 카윈은 아직도 잊히지 않고 있고, 은가누는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펀치의 세계 안에서만 번쩍이는 것이 핵빠따입니다.


UFC 은가누 보다 센 '핵빠따' 있나???

유튜브 '당몰야(당신이몰랐던이야기)' 영상보기

https://youtu.be/CJi33gXPW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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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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