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졸업식은 각 학교마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밀가루 뿌리기, 계란 세례, 교복 찢기 등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도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2008년 2월 대구의 졸업식 달라지고 있다. 지금부터 각 학교별 졸업식의 이색적인 현장을 살짝 들여다보자.
대구여자고등학교은 지난 13일 오전 10시 ‘공연과 함께하는 문화 졸업식’ 을 가졌다.
이번 대구여고 졸업식은 문화관광부(장관 김종민)와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의 ‘수능 후 100일 문화대작전’의 일환으로 대구 지역 중견기업인 한국OSG(주)(대표 정태일)의 후원에 힘입어 진행됐다.
이날 졸업식은 졸업생과 재학생, 동반 가족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트 스톰, 퓨전MC 크루, 일렉 쿠키 등 우수 공연단체가 참가해 신명나는 타악 공연과 현란한 비보이 댄스, 화려한 전자음악 연주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최달천 교장은 “문화 졸업식을 통해 형식적으로 진행되던 졸업식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즐기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축제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논공중학교는 매년 졸업식마다 자원 재활용과 후배 사랑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졸업생 전원이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14일 열린 제8회 졸업식에서 학생회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이어갔다.
‘교복 물려주기 운동’은 졸업생들이 자기가 입던 교복을 깨끗이 손질해 재학생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운동으로 후배들은 신체 성장으로 교복이 몸에 맞지 않거나 훼손되었을 경우 일정 장소에 모은 졸업생의 교복을 자유롭게 입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교복을 선택해 가져갈 수 있다.
매년 학생회의 자발적인 결의로 이뤄지는 이 운동은 1998년 개교한 이래 10년 동안 계속된 것으로 논공중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15일 오전 10시 30분 시청각실에서 졸업식을 갖는 대구과학고는 일반학교와 달리 대학에 조기 진학한 2학년 학생들과 3학년 학생들이 함께 졸업 한다.
졸업식에도 졸업생 모두가 정장과 한복 차림으로 참여하며 모든 졸업생이 직접 학교장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다.
또 졸업생과 재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돈독히 쌓아온 정을 확인하고 이별을 아쉬워하는 ‘악수식’을 갖는다.
이 식은 재학생들이 졸업생을 환송하기 위해 일일이 선배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덕담을 나누고 졸업을 축하하는 의식으로 장장 6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대구송일초등학교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졸업식에서 졸업생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본인에게 적합한 상을 선정해 시상하고 운영위원회에서 마련한 태극기를 선물로 나눠줘 나라 사랑의 태극기 물결이 넘치는 졸업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졸업생 전원이 단상에 올라와 졸업장을 수여받는다.
또 월드컵 노래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며 나라사랑과 태극기 사랑을 느껴보고 태극기를 들고 교정의 곳곳에서 기념촬영도 한다.
같은 날 제61회 졸업식을 맞는 대구서촌초등학교는 전교생 64명인 소규모 학교로서 예년과는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학교 현황과 한 해 동안 각종 교육활동을 담은 학사보고는 유인물로 대신하던 답습을 버리고 영상으로 방영함으로써 교육적인 홍보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송사는 재학생 중 학년 당 1~2명이 참여하고 답사는 졸업생 전원이 남기고 싶은 말이나 나의 다짐을 소개하는 동영상 화면을 제작해 졸업식장에서 방영한다.
40년 교직생활을 올해 8월 마감하는 대구태전초등학교 이택성 교장은 졸업생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한다.
이 교장은 교직생활 중 마지막으로 보내게 될 졸업생에게 딱딱한 사전 한 권을 건네주며 형식적인 회고사로 축하하는 졸업식에서 벗어나 마음에 남을 수 있는 선물을 찾던 중 인성교육을 위한 붓글씨로 좌우명을 써주자고 결심했다.
오는 21일 졸업하는 6학년생들에게 작품을 건네기 위해 겨울방학 동안 1시간 이상을 공을 들여 먹을 갈고 붓글씨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총 133장의 작품을 완성했다.
이 교장은 “짧은 글귀가 올바르고 고운 심성을 지닌 성인으로 자랄 수 있는 좌우명이 되고 훗날 가훈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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