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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레슬러? 단단해진 정찬성, 좀비의 진화


입력 2021.06.20 12:07 수정 2021.06.20 12:0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댄 이게 상대로 5라운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

타격에 가렸던 그라운드 기술 능력 한껏 과시

냉정한 경기운영으로 좀처럼 틈 내주지 않아

UFC 페더급 정찬성. ⓒ UFC 중계화면 캡처 UFC 페더급 정찬성. ⓒ UFC 중계화면 캡처

정찬성(34·코리안좀비MMA)이 한층 더 단단해진 경기력으로 진화한 좀비의 모습을 뽐냈다.


정찬성은 20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펼쳐진 ‘UFC on ESPN 25’ 메인이벤트 페더급 매치에서 ‘랭킹 8위’ 댄 이게(29·미국)를 5라운드 내내 압도한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49-46/49-46/48-47)을 따냈다.


지난 2011년 UFC 데뷔 이래 거둔 첫 판정승이다. 통산전적 17승 6패.


정찬성은 타이틀매치 도전을 앞두고 치른 지난해 10월 브라이언 오르테가(30미국)전에서 판정패 당하며 분루를 삼켰다. 정상 도전을 눈앞에 두고 뒤로 밀려난 30대 중반의 정찬성은 패배의 아픔을 곱씹으며 재도약의 기회를 노렸고. 8개월 만에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승리 만큼이나 반가운 것은 “진화한 좀비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켰다는 점이다. 정찬성은 경기 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경기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실력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피니시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레슬링 실력을 많이 보여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화끈한 타격에 가렸던 정찬성의 그라운드 기술은 이날 꽃을 피웠다.


옥타곤 중앙을 장악한 채 거리를 두면서도 이게에게 펀치를 꽂은 정찬성은 1라운드 중반 이후에는 테이크다운에도 성공했다. 하위로 깔린 이게는 당황한 듯 빠져 나오기 급급했고, 정찬성은 상위 포지션에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2라운드 초반에는 카운터펀치를 꽂아 이게를 쓰러뜨리며 여전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하지만 정찬성은 급하게 치고 들어가지 않았다. 이후 차근차근 레그킥을 가하며 데미지를 안겼다. 이게가 공격을 시도하려고 하면 먼저 공격을 가하며 무력화하는 노련미도 보여줬다.


그라운드에 강한 이게가 흐름을 바꾸기 위해 기습적인 테이크다운 시도할 때, 정찬성은 오히려 창의적인 관절기 기술로 응수했다. 이게로서는 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버팅으로 인해 눈두덩이에 출혈이 발생했지만 정찬성은 그라운드 공격으로 시간을 벌며 여파를 최소화했다. 정찬성의 그라운드 공격이 승리에 힘을 보탠 장면이다.


정찬성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찬성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3라운드에서도 그라운드 상황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점했다. 강력한 파운딩에 이어 길로틴 초크까지 시도했다. 정찬성의 압승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게는 4라운드부터 피니시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정찬성은 당황하지 않고 그라운드 공격으로 흐름을 끊었다.


5라운드에서는 두 차례 정타를 허용하고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이때도 정찬성은 테이크다운으로 흐름을 바꾸며 위기를 모면했다. 5라운드 막판에는 다시 한 번 초크를 시도했고, 경기는 정찬성 우세 속에 끝나며 판정승으로 이어졌다.


정찬성이 타격 위주의 화끈한 패턴을 구사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들어온 이게는 다양한 그라운드 공격에 전략을 펼치지 못했다. 경기 후 이게도 “정찬성의 그라운드 능력이 생각 보다 더 강했다”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진화한 좀비 정찬성의 냉정한 경기운영 능력도 돋보였다. 자신의 카운터가 통하거나 상대의 갑작스런 공격이 들어와도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냉정함을 유지하다보니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았다. 다 이긴 경기를 어이없게 잃기도 했던 정찬성은 그라운드 기술을 바탕으로 한 냉정한 경기 운영으로 한층 더 단단해졌다. 챔피언으로 가는 길을 다시 찾은 정찬성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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