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사업성 높아졌지만 내부 갈등 여전"…공공재건축 곳곳 '암초'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1.06.17 11:01  수정 2021.06.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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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 망우1구역, 심층컨설팅 거쳐 주민동의서 징구 착수

기부채납, 재초환 등 여전히 규제 과하단 지적도

단지 내 갈등 지속…해소과정 없이 사업 추진시 지연 우려

서울 중랑구 망우동 178-1번지 일원 망우1구역은 지난해 8·4대책에 따라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염광아파트에서 바라본 망우1구역 전경.ⓒ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여기는 진짜 재건축 해야겠어요. 이러다 무너지는 거 아니죠?"


지난 16일 서울 중랑구 망우1구역 공공재건축 현장을 찾은 취재진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업지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염광아파트는 벽 곳곳이 금이 가 있는 것은 물론 외벽 페인트칠도 군데군데 벗겨져 40년 세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쓰레기 더미는 단지 구석마다 방치돼 있었고 옥상에선 몇 걸음 잘못 내디디면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쿵쿵' 하는 굉음도 들렸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 178-1번지 일원 망우1구역은 지난해 8·4대책에 따라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미 2012년 조합이 설립됐으나 당시 조합장 해임 소송, 정비구역 해제 주민 투표 등 각종 분쟁에 시달린 데다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정비사업이 정체된 곳이다.


시행사로 나선 LH는 최근 심층컨설팅을 통해 기존 제2종 일반주거지역(7층)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용적률 271% 적용, 최고 28층까지 높여 48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인근에 자리한 학교 일조권 문제로 용적률 법적 상한인 300% 적용을 받기 힘들어 사전컨설팅에선 225%, 최고 22층으로 짓겠다고 했으나, 예상보다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에 부딪히자 단지 배치와 설계 계획 등을 수정했다.


10일부터 진행된 주민동의서 징구는 15일 현재, 조합원 268명 가운데 76명이 동의한 상태다. 염광아파트 단지 내부. 쓰레기가 곳곳에 방치돼 있고 벽에는 금이 가 있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3.3㎡당 일반분양가는 2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조합원분양가는 일반분양가의 90%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주민동의서 징구는 15일 현재, 조합원 268명 가운데 76명이 동의한 상태다. 주민 50%(134명) 동의를 얻으면 조합·공공 공동 사업시행자 지정이 마무리된다.


LH 관계자는 "사업성이 종전보다 개선되면서 주민들 반응이 좋다"라며 "이달 안에 주민 동의서 징구 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이 추진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사업성은 개선됐지만 증가한 용적률의 절반을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데 여전히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랑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구역이 아니라 제외되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피할 수 없다.


이곳 단지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용적률도 오르고 층수도 높아져 재건축분담금이 일부 줄었을지 모르나, 어차피 늘어난 가구수의 절반은 공공에 넘겨야 한다는 점이 걸린다"라며 "여기에 재초환까지 피할 수 없다면 결과적으로 사업성이 좋다고 볼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망우1구역 재건축조합장은 "조합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한 만큼 정부에서 조합원이 무조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지원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재초환도 면제될 거란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망우1구역은 2012년 조합이 설립됐으나 당시 조합장 해임 소송, 정비구역 해제 주민 투표 등 각종 분쟁에 시달린 데다 사업성 확보가 어려워 재건축 추진이 멈췄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다만 LH 관계자는 "산정했을 때 금액이 안 나오겠다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국토부에서 면제해주지 않는 한 재초환은 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재건축을 둘러싼 주민들의 내부 갈등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투자목적으로 유입된 외지인들이 많다는 점 역시 사업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거란 관측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내부 사정은 모르고 사업을 빨리 추진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라며 "단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우회하는 문제나, 지하 대피소에서 영업하는 불법 상가를 정리하는 문제 등 단지 내 잡음이 여전해 조합원 절반 동의를 받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망우1구역은 또 투자목적으로 강남 등 지역에서 넘어온 외지인들이 상당하다"라며 "27평 기준 6억원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분양가를 더 올려 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공공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합원들간의 사회적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문제는 공공에선 이런 갈등을 조절하거나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공공재건축 관련 법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다 보니 '고무줄 인센티브'가 될 우려가 커졌다"라며 "오로지 주택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으니 사업 추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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