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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양현종, 마이너리그에서 반전 모색 '선발 유력'


입력 2021.06.17 07:36 수정 2021.06.17 07:37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 트리플A 이동 결정

규칙적인 등판 일정 속에 재진입 기회 노릴 듯

양현종 ⓒ 뉴시스 양현종 ⓒ 뉴시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끝내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텍사스 레인저스 관계자는 17일(한국시각) SNS를 통해 "우완 이안 케네디를 10일 부상자명단에서 해제했다. 양현종이 라운드락(트리플A)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알렸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내려놓고 스플릿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팀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 부진으로 우려를 낳았던 양현종(3패 평균자책점 5.59)은 이번 조치로 인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개막전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택시스쿼드로 원정 경기에 동행했던 양현종은 지난 4월 27일 LA 에인절스전을 앞두고 콜업됐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을 빅리그로 끌어올릴 때도 두터운 신뢰를 보내지는 못했다.


불펜에서 롱릴리프로 역할을 하자 관심을 보였고, 지난달 6일에는 첫 선발 등판 기회도 부여했다. 당시 양현종은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8탈삼진 호투했지만 다시 불펜으로 이동했다.


주축 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텍사스 선발 마운드가 붕괴되자 우드워드 감독은 다시 양현종을 불렀다. 마운드 사정상 당장 양현종 만큼 던질 선발 투수도 찾기 어려웠다. 지난달 20일 뉴욕 양키스전을 앞두고는 “당분간 양현종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양키스전에서 기대 만큼의 호투를 선보였지만 이후 3경기에서는 이닝소화 능력 등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서서히 무너졌다. 결국, 양현종은 지난달 31일 시애틀전(3이닝 3실점)에서의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양현종 대신 젊은 좌완 투수 콜비 앨러드가 선발 로테이션을 꿰찼다.


7경기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20의 성적을 남긴 양현종은 다시 불펜으로 이동했다. “불펜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게 될 것”이라는 우드워드 감독 말과는 달리 양현종은 열흘 이상 등판하지 못했다. 연장 접전 등 불펜 투수가 많이 필요했던 경기에서도 양현종을 호출하지 않았다.


12일 만에야 불펜 투수로 등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날도 좋지 않았다. 양현종은 LA다저스 원정에서 선발 마이크 폴티니베치(2.2이닝 8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1이닝 4피안타(2피홈런) 2실점 했다.


0-8 끌려가던 3회말 2사 1루에서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4회말에는 푸홀스와 스미스에게 각각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지만 홈런으로 연결됐다. 흔들린 양현종은 이후 안타와 볼넷에 이어 폭투까지 범했다. 양현종에게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제구 난조였다. 구위가 힘을 잃으면서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양현종 ⓒ 뉴시스 양현종 ⓒ 뉴시스

지난 2009년부터 KIA 타이거즈에서 선발 투수로만 활약했던 양현종에게 빅리그 첫 시즌은 험난하기만 했다. 미국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보직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불규칙적인 등판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양현종은 “즐기면서 배워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쉽지 않았다.몸은 물론 마음도 지친 상태다. KBO리그 시절부터 양현종을 응원했던 팬들도 “양현종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많이 지쳐 있다”며 최근 부진 보다 그의 상태를 걱정했다.


결코 끝난 것은 아니다. 현지에서는 "트리플A에서 양현종은 선발 투수로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지적받았던 이닝소화 능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들쭉날쭉한 일정의 메이저리그에서는 반전이 쉽지 않다. 트리플A에서 꾸준히 던지면서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 지친 양현종이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긴 이닝을 소화한다면 현재 텍사스 마운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재진입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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