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겨울잠´을 잘 수 없는 이유

입력 2007.12.11 04: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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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마감된 스토브리그

두산의 ´김동주-리오스-김선우 잡기´ 관심

참으로 싱거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다.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이호준(31)과 투수 조웅천(36)이 9일 SK 와이번스와 재계약을 체결, 사상 첫 FA 전원 잔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호준은 4년간 34억원에 조웅천은 2년간 8억원에 각각 계약을 마쳤다.

표 = 데일리안 스포츠

이로써 계약을 마치지 않은 FA는 김동주(31·전 두산 베어스)와 이재주(34·전 KIA 타이거즈), 2명만 남게 됐다.

이렇게 예상 밖으로 스토브리그가 조용히 끝나가자 야구팬들의 관심은 두산 베어스로 쏠리고 있다. 두산은 이번 스토브리그 동안 해결해야 할 큰 문제가 무려 3가지나 있기 때문이다.


김동주 지킬까?

두산은 소속팀 간판타자 김동주와의 재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 지난달 15일 두산은 김동주에게 4년간 62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4년간 62억원은 2004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외야수 심정수(32)의 4년 60억원보다 높은 역대 최고대우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김동주는 이를 거절하고 해외진출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는 ´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충실하기 위해서´였지만 실제로는 일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는 본인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었다. 이에 두산은 4년간 62억원의 협상안을 추후 보전해주기로 약속하며 ´김동주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물론 현재 분위기는 긍정적이지 않다. 김동주의 이적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야쿠르트 스왈로스는 임창용(31)의 입단식 때 "김동주를 데려올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김동주의 두산 잔류가 더욱 유력한 이유로는 야쿠르트의 입장뿐만 아니라 두산 구단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도 큰 몫을 차지한다. 두산은 지난해 투수 박명환(30)을 라이벌 구단인 LG 트윈스에 빼앗기면서 팬들의 빈축을 사야했다. 더구나 1999년 FA 시장이 개장한 이래 두산은 다른 구단에서 FA를 영입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최근 일부 팬들에 사이에서 나온 ´투자 의지가 없는 구단´이라는 지적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두산은 김동주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동주도 일본에서 별다른 입질이 없을 경우 두산의 융숭한 대우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두산을 제외한 다른 구단이 김동주를 잡기 위해서는 무려 최대 18억9000만원의 보상금이 필요하다. 이 금액은 어지간한 중급 FA 영입 금액과 맞먹는다. 다른 구단의 김동주 영입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유다.


사진 = 두산 베어스

리오스 잡을까?

두산은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낸 다니엘 리오스(35)의 재계약도 성사시켜야 한다. 리오스는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지 않지만, 시즌 중 "조건이 파격적일 경우 고려한다"는 입장을 밝혀 두산 잔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리오스에 큰 관심이 있는 구단은 김동주 영입설을 일축했던 야쿠르트다. 야쿠르트는 올해 센트럴리그 최다승(16승)을 올린 세스 그레이싱어(32)와의 재계약에 실패,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다. 그레이싱어는 현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의 입단이 유력하다.

설상가상으로 야쿠르트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좌완투수 이시이 가즈히사(34)마저 세이부 라이온스에 내주면서 마운드의 높이가 크게 낮아졌다. 이시이는 올해 9승을 기록, 그레이싱어와 함께 선발진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야쿠르트의 구단 관계자는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레이싱어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외국인 선수 후보를 재검토하고 있지만, 9월 한국에서 직접 본 리오스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다 시게루 감독도 "44세 구도도 잘 뛰고 있는데 리오스의 나이(만 35세)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야쿠르트가 리오스를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야쿠르트는 그레이싱어와의 재계약에서 너무 큰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협상을 일찌감치 접었다. 지난해 4700만엔(약 3억8741만원)을 받았던 그레이싱어는 올해 몸값이 10배 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실제로 요미우리는 그레이싱어에게 5억엔(약 41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적잖은 돈이 필요한 리오스의 영입이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리오스의 영입전에는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오릭스 버팔로스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두 팀은 시즌 중 리오스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에 비해 최근 크게 적극성을 띠고 있지 않아 이적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두산이 장기계약 등 보다 안정적인 제안을 내놓는다면 리오스의 잔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두산이 리오스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 구단과의 돈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암묵적인 장기계약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손꼽힌다.


김선우 올까?

두산은 해외파 선수인 김선우(30) 영입 의지도 꺾지 않고 있다. 당장은 두산이 아쉬울 것이 없지만 만약 리오스가 불쑥 일본에 진출한다면 김선우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김선우는 올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 프레스노 그리즐리스에서 118.1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4.87의 부진한 성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김선우가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못한 것은 2001년 이후로 처음.

현재 김선우는 일본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구단이 김선우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을 전망. 일본 프로야구는 최근 준 메이저리그급 선수들의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메이저리그를 밟지 못했고 트리플A에서도 부진했던 김선우에게 좋은 대우를 해줄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한편 시일을 끌면 끌수록 김선우의 국내 복귀는 불리할 공산이 크다는 점도 거론된다. 만약 김선우가 국내 복귀를 늦출수록 30대를 훌쩍 넘어선 나이는 더 들어가고 한국에서 전성기를 구가할 시기도 짧아진다.

지난해 두산은 김선우에게 4년간 45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부진한 그에게 동일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입장이다. 더구나 서재응(30)이 7일 KIA와 15억원에 계약한 사실도 김선우의 계약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기 마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두산은 팀의 운명을 건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처지다. 두산이 모처럼 과감한 베팅으로 3명의 선수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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