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혁 부친 임윤빈 씨 인터뷰
“롯데 자이언츠에서 우리 아이(임수혁)를 위해 일일 고깃집을 한다고? 하하 금시초문인데..연락을 못 받았어. 올해도 하는가 보군. 그런데 정수근이가 롯데 주장이 됐어?”
임수혁의 부친 임윤빈 씨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주축이 돼 일일 고깃집 행사를 한다는 기자의 말을 듣고 놀라는 눈치였다. 임 선수 사고 이후 매년 열리는 연례행사기에 설마 모르실까 생각했던 기자도 적잖게 의아했던 게 사실이다.
한 달 간병비만 170만원 그러나 수입은 0원
임수혁의 근황을 들어봤다.
우유를 빨대에 꽂아주면 한 팩을 거의 다 마실 정도로 임수혁의 몸은 아주 건강한 상태. 하지만 그로인해 간병인을 구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간병비가 다른 환자들보다 더 들어가니까 한 달에 간병비만 170만원이 나가. 그런데 내가 70세 노인이다 보니 국민연금하고 진혁(장남)이가 보태주는 생활비로 살기 때문에 수혁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너무 없어”
임윤빈 씨는 임수혁이 고려대 재학 시절 사업에 크게 실패한 탓에 아직까지도 금융거래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는 것일까.
임윤빈 씨는 “예전에 롯데에서 준 돈은 진즉에 병원비로 다 써버렸고 이제는 사실 어려워..”라며 말 끝을 흐렸다. 임수혁 선수의 부인 김영주 씨도 얼마 전 미술학원을 운영하다 실패한 탓에 사실상 수입이 전무한 상태다. 한 달 간병인 급여를 포함해 3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생활비가 빠져나가지만, 들어오는 수입은 0원이라는 말이다. 물어보는 기자 입에서 한숨이 절로 새어나왔다.
그래도 기쁜 소식은 임수혁의 장남 세현 군(12)이 중학교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키가 177cm라는 사실. 정말 잘 커준 것이다. 게다가 아버지를 닮아 운동에도 재질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임윤빈 씨는 손자가 마치 애비(임수혁)처럼 듬직하게 자라주는 것에 삶의 희망이 생긴다고 했다. 세현이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지 정말 쑥쑥 크고 있다. 수년전 사직구장에서 시구를 하기 위해 올라왔던 조그마한 그 세현이가 어느덧 웬만한 어른 뺨치게 성장한 것이다.
세현이는 현재 길거리 농구를 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농구 코치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꽤나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는 듯했다. 야구를 시킬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는 “나야 시키고 싶지만 애들 엄마가 반대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남편이 운동을 하다 변을 당했는데 이유를 물어 볼 필요가 없었다. 누구라도 그런 아픔을 겪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짧은 인터뷰를 끝내면서 임윤빈 씨는 이번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일일 고깃집을 여는 장소를 물어보셨다. 연락처를 알려드렸다. “그래도 내가 전화라도 한통 해드려야지··”라며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들은 임수혁을 잊지 않았다
임수혁의 의식은 여전히 2000년 4월 18일 잠실구장 2루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임수혁의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어 병상을 지키고 있다. 그 모진 세월을 견디고 있다.
하지만 점차 임수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줄고 있으며 세월에 비례해 기적에 대한 확신 역시 엷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절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야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임수혁과 함께 병마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뿐만 아니라 야구팬들 역시 자발적으로 임수혁 선수를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해 관심을 끌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전문사이트 ‘디시인사이드´ 내 야구갤러리(http://gall.dcinside.com/list.php?id=baseball_2) 유저들이 임수혁 선수 돕기에 나선 것.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서 임수혁 선수 돕기 모금을 하는 것은 지난 200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 상에서 모금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시작한지 불과 6시간 만에 40만원 가까이 성금이 들어올 만큼 임수혁을 생각하는 야구팬들의 마음은 뜨겁기만 하다.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인터넷 상으로만 240만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성금을 모금 한 바 있다.
이번 모금을 주도하고 있는 전승(22)씨는 “현실적으로 많은 도움을 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임수혁 선수를 기억하는 야구팬들의 마음을 임수혁 선수 가족들께 전해드리고 싶었다”며 모금 운동을 시작한 취지를 밝혔다.
여전히 임수혁은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족들도 치료비는커녕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조차 힘겨워하고 있다. 그래도 임수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임수혁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진심과 가슴 저밀도록 아름다운 바람이 하늘에 전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기적이 찾아와주기를 바란다.
임수혁은 2루에 너무나 오랜 시간을 멈춰 있었다. 이제 벌떡 일어나 홈을 향해 달려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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