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승부사’ 김성근…낯설지 않은 0% 확률

입력 2007.10.26 09: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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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KS 2패 뒤 우승 전무, 김성근식 야구 통할까

SK 와이번스가 3차전 승리를 따내며 한국시리즈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2연패 뒤 역전 우승이라는 ‘확률 0%’ 기적에 도전한다.

2차전 경기 직후 김성근 감독은 “내 잘못이다. 선수기용에 실패를 했고 투수 교체 타이밍도 놓쳤다. 2차전에서 부진한 정근우를 포함해 타순을 바꾸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고 찬스에서 선수들을 믿고 강공을 밀어붙이기도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선수기용과 타순을 바꾸는 등 전술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나오지 않던 김성근 감독 특유의 야구가 펼쳐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하는 발언이었다. 선수들을 믿고 관망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김성근식 야구를 펼치겠다는 것. 3차전에서 김성근 감독은 라인업과 작전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김성근에게 낯설지 않은 기적

비록 3차전 승리를 따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 뒤 역전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그 확률은 지금도 0% 그대로다.

김성근 감독의 적극적인 작전이 과연 역전 우승이 전무한 한국시리즈에서 얼마만큼의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 하지만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김응용 감독이 마치 “야구의 신과 싸우는 것 같다”고 고백했을 만큼 뛰어난 용병술을 가지고 있는 김성근 감독이라면 기적을 연출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의 야구가 항상 그랬듯이 김성근 감독에게 ‘기적’이란 그리 낯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989년까지 한 번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던 태평양 돌핀스를 인천 연고 구단 사상 첫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을 때부터 김성근 감독에게 기적은 뗄 레야 뗄 수 없는 분신과도 같은 것이었다.

김 감독은 1996년에도 ‘만년 꼴찌 팀’ 쌍방울 레이더스를 이끌고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다. 놀라운 것은 이듬해에도 쌍방울이 또 다시 포스트시즌에 올라갔다는 것. 90년 창단해 91년부터 1군 리그에 뛰어들어 99년 모기업의 부도로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가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것은 바로 그때 두 번 뿐이었다.

태평양이나 쌍방울 모두 이전까지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한 이른바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 0%의 팀이었지만 김성근 감독은 이들을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켰다. 김성근 감독에게 확률 0%의 데이터란 그저 의미 없는 숫자일 뿐이다.

2002년 LG 트윈스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것도, 올 시즌 SK를 정규시즌 1위로 이끈 것도 객관적인 데이터 상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데이터 야구의 신봉자 김성근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는 데이터가 실종된 야구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 김성근 감독은 이미 데이터를 무시하는 야구를 해왔던 것. 따라서 김성근 감독에게 기적이란 단어는 그리 낯설지 않다.

SK가 확률 0%의 역전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을 포기할 이유가 없는 것도 김성근 감독이라는 존재가 주는 믿음 때문이다.

과연 ‘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이 특유의 귀신같은 용병술로 SK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또다시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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