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골프 리조트 선정…글로벌 명문 도약 발판 마련
40억원 들여 한국형 금잔디 정착…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성공 개최
파인비치 허명호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리조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2년 연속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세계적인 골프 명소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파인비치의 강점은 자연환경과 코스의 조화다. 바다를 향해 펼쳐진 코스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홀들은 국내 다른 골프장에서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풍광을 선사한다. 여기에 해외 유명 링크스 코스와는 또 다른 한국적인 아름다움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이 선정한 세계 100대 골프 리조트에 이름을 올리며 국제적인 주목도 받았다. 허명호 대표가 궁극적인 목표로 내세우는 세계 100대 골프 코스를 향한 의미 있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경관만으로 얻은 성과는 아니다. 파인비치는 기후 변화와 여름철 고온에 대응하고 코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 양잔디의 생육과 관리에 어려움을 겪자 약 40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금잔디로 전환했다. 잔디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수년간 현지 적응 과정을 거쳤으며, 코스관리팀은 생육 특성과 관리 방식을 축적해 왔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잔디가 고온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목포 북항에서 매일 얼음을 약 3톤이나 실어 오는 이례적인 대응까지 펼쳤다. 넓은 페어웨이의 잔디 길이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세밀하게 관리하는 등 대회 코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공을 들였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치르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대회 기간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최상의 경기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남의 먹거리와 지역 관광 자원을 알리는 무대로도 활용했다. 광주전남통합특별시와 해남군 등 지방자치단체, 지역 상인들이 힘을 모아 대회 성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도모했다.
2년 연속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성공적으로 이끈 허명호 파인비치 골프리조트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계적인 골프 명소로 떠오른 파인비치 골프 링크스.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해외 매체가 선정한 세계 100대 골프 리조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의 의미는?
허명호 대표 : 궁극적인 목표는 골프 리조트를 넘어 세계 100대 골프 코스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번 선정이 그 목표를 향해 내딛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한 걸음씩 노력하다 보면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
Q : 파인비치가 세계적인 골프 리조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경쟁력은 무엇인가?
허명호 대표 : 무엇보다 입지와 자연환경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코스 곳곳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9개 홀이 바다를 옆에 두고 이어진다. 골퍼들이 라운드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다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해외 유명 골프장도 많이 가봤지만 파인비치에는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외국의 해안 골프장이 거칠고 웅장한 느낌을 준다면, 이곳은 한국 바다의 아름다움과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신안~다도해로 이어지는 남해안의 풍광이 파인비치만의 차별점이다.
Q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철 잔디 관리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목포 북항에서 매일 얼음을 약 3톤씩 가져왔다는 사실도 화제가 됐다.
허명호 대표 :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여름철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더더욱 잔디를 관리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잔디가 고온에 버틸 수 있도록 온도를 낮출 방법을 고민하다가 얼음을 활용하는 방안을 시도했다.
한낮에 기온이 가장 높을 때 잔디를 식히고, 저녁에도 다시 관리해 밤사이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하루 두 차례 잔디가 최대한 잘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대회를 앞두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Q : LPGA 투어 관계자들도 코스 상태를 높이 평가했다. 최상의 잔디를 유지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
허명호 대표 : 금잔디를 관리하는데 가장 큰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 그 결과 지난해 봄부터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잔디의 생육 특성과 관리 패턴을 이해하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다.
고품질의 잔디를 유지하려면 매일 꾸준하게 관리해야 한다. 넓은 페어웨이를 하루도 빠짐없이 정돈하고 잔디 길이를 12㎜로 유지하는 작업도 그중 하나다. 코스관리팀 직원들이 새로운 잔디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관리 방식을 조정해 왔다. 일본에서 관련 분야를 연구한 전문가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물론 아직 완성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쌓은 경험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 높은 수준의 코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파인비치 허명호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지난해 약 40억원을 투입해 잔디를 교체했다. 골프장 업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기에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텐데.
허명호 대표 : 양잔디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고사하는 문제가 반복되면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잔디가 망가지면 골프장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었다. 투자를 미루는 것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했다.
초기 투자 비용은 상당했지만, 기존 잔디를 유지하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복구 비용과 관리 부담을 장기적으로 비교할 경우, 금잔디로 전환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올해는 내장객이 크게 늘고 매출도 증가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의 결단이 옳았다는 것을 실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투자였다.
Q : 실제로 골퍼들이 잔디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허명호 대표 : 현장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 듣거나 캐디들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많은 골퍼가 코스를 경험한 뒤 '판타스틱'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좋은 평가를 해준다.
다른 골프장 관계자들도 많이 찾아와 관리 방식을 살펴본다. 코스 관리 책임자나 골프장 경영진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고, 다른 골프장에서도 금잔디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파인비치의 시도가 한국 잔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으면 한다.
Q : 올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금잔디의 자연스러운 색감을 더 강조했다고 들었다.
허명호 대표 : 지난해에는 잔디를 교체한 직후라 최대한 푸르고 선명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반면 올해는 잔디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한국 잔디가 가진 자연스러운 색감과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인위적인 느낌을 줄이고 자연스러운 코스의 모습을 살렸다. 대회 중계 화면을 본 분들로부터 해외 링크스 코스에 온 것 같다는 반응을 들었다. 한국 잔디로도 충분히 이국적이고 매력적인 골프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Q :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2년 연속 개최했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의 협력도 중요했을 텐데.
허명호 대표 : 광주전남통합특별시와 해남군이 힘을 보탰다. 각 지역의 단체장과 관계 공무원, 지역 상인들이 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협력했다.
특히 대회 기간, 지역을 찾는 선수와 관계자,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바가지요금 근절 등 관광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했다. 대형 스포츠 대회는 경기 운영만 잘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 전체가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대회가 가능하도록 지원해 준 민형배 광주전남통합특별시장과 명현관 해남군수,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전남광주 해남군완도군진도군)께 특히 감사드린다. 지역 발전과 대회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신 모든 관계자와 공직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다.
파인비치 허명호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 전남의 특산물을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등 지역과의 상생도 눈에 띄었다. 스포츠 대회를 지역 관광과 연결하는 효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허명호 대표 : 이번 대회는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상생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수 라운지와 식사에 들어가는 식자재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지역에서 지원받았다. 고기와 전복, 고구마, 과일 등 전남의 특산물을 활용해 선수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선수들이 코스뿐 아니라 음식에서도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대회 기간 숙박업소와 주변 상권을 이용하는 방문객이 늘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세계적인 대회가 열리면 지역의 숙박과 음식, 관광을 함께 알릴 기회가 생긴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지역을 다시 찾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한 스포츠 마케팅이 지역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Q :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2년 연속 개최한 것이 파인비치의 브랜드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허명호 대표 : BMW 코리아와 LPGA 투어가 파인비치와 함께 좋은 대회를 만들어 갈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해 대회는 골프 중계 역사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대회를 통해 파인비치와 대회 주최 측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통해 코스의 아름다움과 관리 수준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었다. 대회를 통해 쌓은 경험과 인지도를 앞으로의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다시 전남에서 열릴 기회가 생긴다면 파인비치가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코스 관리와 운영에 더욱 힘쓰겠다.
Q : 앞으로 파인비치가 그려나갈 글로벌 목표와 향후 비전은 무엇인가?
허명호 대표 : 거창한 목표를 앞세우기보다는 지금처럼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세계 100대 골프 리조트 선정으로 우리가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선정 이후 해외 골프장 관계자들과 교류하거나 협력하자는 제안도 들어오고 있다. 뉴질랜드 등 해외 골프장과의 교류와 업무협약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잘 살려 실제 방문과 교류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인비치가 가진 자연환경과 코스 품질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해외 골퍼들에게도 매력적인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골퍼들이 다시 찾고 싶은 골프장을 만드는 일이다. 앞으로도 기본에 충실하면서 '내일이 더 기대되는 파인비치'를 만들어 가겠다.
세계적인 골프 명소로 떠오른 파인비치 골프 링크스.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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