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단일 레버리지,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10.23 07:07  수정 2026.10.2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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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개미 피해 6조원 넘어

외인·기관 이익 규모는 파악 안돼

금융당국 수장들 '네 탓' 공방 촌극

'靑 개입 의혹' 추가 규명 필요성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금융당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하 단일종목 레버리지) 후폭풍과 관련한 "무거운 마음"을 거듭 피력하면서도 책임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국정감사를 통해 상품 출시 후 3개월 만에 개미 손실이 6조원 넘게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사태 심각성이 수치로 확인됐지만, 책임 소재를 규명할 상품 도입과정 등에 대한 의문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당시 여러 정책적 필요성이나 취지가 있음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여러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굉장히 무거운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투자자 보호라든지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더 세심히, 정교히 챙겨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투자자 보호 관련 금융감독 기구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뼈저리게 돌이켜보는 자리로 새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선 그동안 추측이 무성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실제 피해 규모가 확인됐다.


금감원이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통해 집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개미 피해액은 6조3130억원으로 파악됐다.


상품이 출시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발생한 확정 손실과 평가 손실을 합한 규모다.


앞서 금감원은 매도에 따른 개미들의 확정 매매손실이 2조3242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파악된 피해 규모는 보유상품 평가손실액(3조9888억원)을 포함한 수치다.


다만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 관련 데이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동수 정무위원장이 상품 출시 후 7월 말까지 투자주체별 누적 거래구조를 따져본 결과, 개미 거래 비중은 30%대로 파악된 바 있다.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상당한 이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관련 수익 규모가 추산되면 '개미를 위험한 상품에 노출시켜 외국인 배만 불렸다'는 지적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실제로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증권사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사모펀드가 206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개인 투자자는 42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다른 증권사에서도 개인이 손실을 다 떠안고 외국인 사모펀드, 금융투자업자 등이 수익을 독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식에서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민주당이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포함한 주요 증인 채택을 무산시킨 탓에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배경도 추후 규명이 필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이번 국감에선 '책임'과 거리를 두려는 금융당국 수장들이 서로를 탓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증권신고서 심사완료 전에 상장일을 발표한 것에 대해 잘못을 시인할 생각이 없느냐'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증권신고서 심사는) 금감원에서 한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통상 신규 상품은 한국거래소 예비심사 이후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심사를 거친 뒤 상장된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예비심사가 마무리되기 전에 상장일부터 확정됐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위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일정을 정책적으로 발표한 게 있다"며 "그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증권신고서 심사는 금감원 몫'이라며 '졸속 심사' 논란의 책임을 금감원에 떠넘기자, 금감원은 '금융위가 상장일을 먼저 못 박은 탓'이라고 반박한 셈이다.


다만 이 위원장과 이 원장 모두, 상품 출시 관련 청와대 개입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증시 부양 카드로 상품 출시를 서둘렀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야당은 추후 국정조사나 특별검사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은 이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다 알고 있는데, 금융당국 관계자들만 '모른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청와대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내고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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