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 美 해군과 3년째 '직거래'…지뢰 제거 로켓 추진제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10.19 11:47  수정 2026.10.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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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경쟁에 한화만 응찰…554만 달러 발주

지뢰 제거 로켓에도 쓰이는 N-5 추진제

한국발 N-5 추진제 1708드럼 수입 기록

미 해병대가 201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캠프 르준에서 지뢰지대 개척장비 MICLIC을 발사하는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 해군과 공급계약을 맺은 N-5 추진제는 이 장비의 견인 로켓에도 사용되는 종류다.ⓒ미 해병대·DVIDS

지뢰밭 위로 로켓이 날아가며 폭약이 연결된 긴 줄을 펼친다. 폭약이 터지면 병력과 차량이 통과할 길이 열린다. 미군의 지뢰지대 개척장비 'MICLIC'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 장비의 견인 로켓에 쓰이는 것과 같은 종류의 추진제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법인을 통해 미 해군에 공급하는 계약을 2023년부터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미국 정부 조달 기록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 한화디펜스USA는 2023년 4월 19일 미 해군 수상전센터 인디언헤드 사업부(NSWC Indian Head Division)와 'N-5 카펫 롤 추진제(N-5 Carpet Roll Propellant)' 공급계약을 맺었다.


미국 정부 계약 기록에는 경쟁 유형이 '완전 공개경쟁'으로, 접수된 제안서는 1건으로 적혀 있다. 미 해군이 공개경쟁 방식으로 공급업체를 모집했지만 실제 응찰한 곳은 한화디펜스USA 한 곳뿐이었던 셈이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약 554만 달러 규모의 발주가 이뤄졌다. 인디언헤드는 미 해군의 추진제·폭약 연구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시설이다.


이번 계약은 완제품 무기를 일회성으로 수출하는 방식과 달리 미군의 지속적인 추진제 조달사업에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 국방 조달에서는 정부와 직접 맺은 계약 실적이 향후 사업자 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 한화가 미국에 대규모 탄약·추진제 생산시설을 짓겠다고 나서기 전부터 이미 미 해군 조달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었던 셈이다.


계약은 해군이 필요할 때마다 물량을 주문하는 부정기 납품·수량계약(IDIQ) 방식이다. 최초 계약기간은 1년으로, 미 해군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4월 연장 옵션을 행사했다. 발주 가능 기간은 2028년 4월 18일까지다. 옵션을 포함한 잠재 계약금액은 1217만1620달러다.


실제 발주는 지금까지 세 차례 이뤄졌다. 계약 체결과 함께 2023년 4월 85만1620달러어치가 발주됐고 지난해 4월 231만5000달러에 이어 올해 3월 237만 달러어치가 추가로 발주됐다. 누적 발주액은 553만6620달러로 옵션 포함 잠재 계약금액의 약 45.5%에 해당한다. 가장 최근 발주분의 계약상 이행 종료일은 내년 6월 12일이다.


N-5는 군사용 이중기제 고체 추진제다. 계약 품목인 '카펫 롤'은 판 형태의 추진제를 말아놓은 중간 가공품을 가리킨다. 미 해군 인디언헤드 사업부 기술자료에 따르면 N-5는 지뢰지대 개척장비인 M58 MICLIC의 견인 로켓모터(MK22)에 쓰이는 추진제이기도 하다. 이번 계약 물량의 최종 사용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한 추진제의 수입 화물 기록도 남아 있다. 미국 수입 화물 기록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송하인으로 기재된 N-5 카펫 롤 추진제는 2024년 1월 80드럼, 같은 해 11월 278드럼, 올해 7월 1350드럼 등 세 차례에 걸쳐 부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운송됐다. 세 건의 물량을 합하면 1708드럼이다.


2024년 1월 화물의 미국 수입자로는 미 해군 수상전센터가, 나머지 두 건은 한화디펜스USA가 기재돼 있다. 특히 2024년 1월 기록에는 출고지가 한국 여수 공장으로, 제조국은 대한민국으로 명시돼 있다. 다만 이들 화물이 이번 미 해군 추진제 공급계약에 따른 납품 물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화는 미국 내 추진제 생산 기반도 넓히고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2024년 BAE시스템즈로부터 미 육군 래드퍼드 탄약공장의 추진제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아칸소주 파인블러프 아스널에 현지 사무소를 열고 7년간 22억 달러를 투자해 탄약·추진제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설에서는 155㎜ 포탄용 추진장약과 베이스블리드 유닛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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