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지 못한 백종원 논란…어쩔 수 없는 ‘흑백요리사2’의 업보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2.22 07:30  수정 2025.12.22 07:30

시즌1의 글로벌 흥행 이후, 라인업은 더 탄탄해지고 면면은 더 화려해진 ‘흑백요리사2’지만,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의 논란 여파는 작품에 부정적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 16일 공개를 시작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전쟁2’(이하 ‘흑백요리사2’)는 오직 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펼치는 치열한 전쟁을 그리고 있다.


프로그램의 콘셉트도, 백종원과 안성재 셰프가 참가자를 평가하는 기존의 방식도 그대로 유지하되, 전 시즌의 성공에 힘입어 더 화려해진 도전자들의 면면이 기대감을 자아낸다. 중식 레전드 후덕죽을 비롯해 사찰 음식의 대가 선재스님, 이미 스타 셰프로 활약 중인 손종원 등 실력과 개성을 겸비한 출연진의 활약이 예고됐다.


공개된 초반 회차에서는 재도전한 ‘히든 백수저’ 최강록의 깜짝 등장이 놀라움을 유발하는 등 약간의 장치를 가미해 재미를 배가하기도 했다.


이렇듯 영리한 귀환에도 불구, 백 대표의 논란 여파가 남기는 한계도 포착된다.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인’이라는 수식어는 ‘심사위원’으로 바뀌고, 특유의 능글맞은 농담 대신 심사평에 초점을 맞췄지만, 신뢰를 잃은 그의 심사가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심사위원진이 빠진 기자간담회에 아쉬움이 이어지는가 하면, 시청자들 또한 백 대표가 어떤 말을 내뱉을 지에 관심을 쏟는 모양새다. 참가자들의 활약을 함께 담는 만큼 분량은 적을 수 있으나, 심사위원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백 대표가 그대로 소화하면서, ‘흑백요리사2’를 오롯이 즐기기 힘들어진 상황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여러 출연진으로 시선 분산이 힘들었던 MBC ‘남극의 셰프’는 더욱 처참했다. 사명감 하나로 혹독한 남극 환경에 고립돼 살아가는 월동대원들을 위해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는 ‘착한’ 의도에도 불구, 백 대표가 세종기지 대원들에게 치킨난반 메뉴를 선보이자 지난해 서울 신사동에 오픈한 더본코리아의 ‘PPL 식당’ 주메뉴가 닭튀김정식이었다며 결국 프로그램을 통해 메뉴 홍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전개 내내 백 대표 논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남극의 셰프’였다.


그러나 ‘흑백요리사’ 전 시즌부터 백 대표의 출연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진 것을 생각하면 넷플릭스, MBC를 마냥 피해자로만 보기는 어렵다. 시즌1 당시 여러 방송을 섭렵하는 백 대표에 대한 피로도가 지적되자 제작진은 “백종원이 아니면 안 됐다”는 답변으로 그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보여줬었다. 결국 방송가의 ‘쉬운’ 선택에, 그 피해는 시청자가 감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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