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통합 HD현대중 출범...“방산·조선 역량 결집”
싱가포르 법인 일원화로 해외 사업 수주 집중
2035년 전체 매출 37조 목표...‘마스가’ 주도 선언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조선과의 합병을 통해 ‘마스가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K-방산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해외 사업 거점을 재편하고 조선산업 대형화를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는 오는 10월 23일 임시 주주총회 및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12월 1일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재편은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 역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국 내 1, 2위 대형 조선사 간 합병을 최근 완료한 바 있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의 출범은 글로벌 1위 중·대형 조선사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종합 역량의 확장이 기대된다.
또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자격이 있는 HD현대중공업에 HD현대미포의 도크와 설비 및 인적 역량을 결합해 방산 사업 기회를 신속하게 포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합병이 HD현대의 방산 역량 강화와 함께 한·미 조선 동맹의 핵심 축인 마스가 프로젝트 실행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해군 강화 추세가 증가하고 있으며 마스가 프로젝트 타결 이후 미국을 포함한 K-방산의 기회가 확대됐다”면서 “방산사업 확대뿐만 아니라 현지 조선소와 공동 건조, 현지 진출 등을 통해 마스가 프로젝트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 목표도 제시됐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부문 매출을 2030년 7조원에서 2035년 1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전체 매출은 2024년 19조원에서 2030년 32조원, 2035년 37조원 이상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HD한국조선해양은 통합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을 설립한다. 싱가포르에 설립되는 이 법인은 올해 12월 설립 예정으로,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면서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각사가 보유한 해외 사업 거점을 싱가포르 법인으로 일원화해 해외 사업 수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도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번 사업 재편은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앞으로 더 넓은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기회를 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재편은 더 넓은 시장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자, 더 강한 조선으로 거듭나기 위한 선택”이라며 “이 변화가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자부심을 안겨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부문에서 기술과 실적, 생산 역량을 결집해 마스가와 K-방산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우리가 가진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에 HD현대중공업이 축적해 온 방산 분야의 기술과 경험이 더해지면 함정 사업에서도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은 HD현대미포의 주주들에게 존속회사인 HD현대중공업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가 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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