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가요 뷰] 팬·관객보다 게스트가 우선?…'초대석' 향한 복잡한 시선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7.28 07:40  수정 2025.07.28 10:30

"팬들은 월세값을 내고도 시야 제한석에서 (공연을) 보는데, 초대석은 1열이라니"


최근 한 아이돌 그룹의 완전체 콘서트를 방문한 네티즌 A씨의 성토다. A씨 외에도 자신이 예매한 객석의 시야를 찍어 올리며 "내가 뭘 보고 온 건지 모르겠다"며 토로한 이도 등장했고, 초대권으로 공연장을 찾은 한 인플루언서를 언급하며 "팬들이 천대받는 현실"이라며 자조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초대석을 둘러싼 논쟁은 이 그룹 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수의 아이돌 콘서트는 물론, 팝스타의 내한 공연이 열릴 때마다 좌석 배정을 둘러싼 특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에 열린 브루노 마스의 내한 공연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될 만큼 치열한 티케팅 전쟁이 벌어졌지만, 공연 당일 현장을 찾은 관객들 사이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이 좋은 좌석을 연석으로 차지했다는 목격담이 퍼지며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해마다 치솟는 티켓 가격 역시 팬들의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다. 2019년 개최된 몬스타엑스의 월드 투어 '위 아 히어' 서울 공연은 스탠딩과 지정석 모두 11만원이었지만, 20일까지 개최된 이번 공연은 VIP석 티켓가격이 16만 5000원에 달한다. 최근 약 3년만의 완전체 곡을 발매한 블랙핑크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가격 인상률을 보여줬는데, 2018년 개최한 이들의 첫 콘서트 '인 유어 에어리어'는 전석 11만원이었지만, 6일 개최된 '데드라인' 공연의 VIP석은 27만 5000원에 달했다.


문제는 티켓 가격과 달리 서비스는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관객이 게스트보다 열악한 대우를 받는 것은 기본이고, 공연 중 연예인이 직접 게스트를 언급하며 흐름을 끊는 사례도 종종 발생했다. '게스트타임'이라는 이름 하에 초대석을 비춘 뒤 게스트의 춤을 유도하는 코너까지 만들어진 상황이다.


이에 대한 팬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5월 아이들 우기는 한 웹예능에 출연해 "티켓 초대권도 4장까지만 무료고, 그 외에는 (가수가) 직접 구매하는 것"이라고 토로했지만 이 발언은 오히려 팬들의 분노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초대석이 사비라고 할지라도, 좋은 자리를 쉽게 선점할 수 있다는 점과 초대 인원들이 받는 각종 혜택과 대우는 여전히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3월 개최된 제니의 솔로 공연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이 참석한 모습이 공개되며 다수의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진을 찍는 등의 소동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공연이 10분정도 지연됐다.


다만 게스트 참석의 이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를 초대하는 것은 주로 틱톡 등 SNS 바이럴 마케팅 목적이 크다. 초대된 인플루언서들이 브이로그 형식으로 공연 현장을 담아 올리면 자연스럽게 노출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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