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플레이션’ 비상…정부,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정면돌파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07.14 16:14  수정 2025.07.14 17:02

소비자물가, 5월 1.9%→6월 2.2% 상승

이상기후로 농축수산물 물가 고공행진

정부, 가용물량 확보하고 할인지원 펼쳐

1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안내 서비스 게시

서울 시내 대형마트 내 채소류 매대 모습.ⓒ뉴시스

극한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히트플레이션’ 우려가 일고 있다. 1%대로 하락한 소비자물가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동시에 2%대로 반등했고, 특히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화를 가용물량을 확보하고,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을 펼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14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안내 서비스를 게시하고 움츠러든 소비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폭염에 축산물 4.3%, 수산물 7.5% 올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고등어가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14일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초 줄곧 2%대를 유지해왔다. 지난 5월 1.9%를 기록하며 하락했지만 지난달 0.3%포인트(p) 상승하며 다시 2%대로 전환한 것이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축산물의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농산물의 하락 폭이 축소되고 석유류가 상승 전환됐다”며 “외식 제외 및 가공식품 등의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먹거리 물가의 상승이 예사롭지 않다. 축산물은 4.3%, 수산물은 7.4% 올랐다. 세부적으로 돼지고기(4.4%), 고등어(16.1%), 마늘(24.9%), 국산쇠고기(3.3%), 달걀(6.0%), 쌀(4.1%) 등이 크게 상승했다.


농산물(-1.8%)의 경우 마늘과 호박 등 일부 채소류의 생산·출하량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으며 과실류는 전년 기저효과로 나타났다.


다만 앞서 5월 농산물(-4.7)과 채소류(-5.4)의 하락 폭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다소 축소됐다.


히트플레이션 현실화…식료품 제조업 위기 ↑


인천 남동구의 한 감자 농장에서 농부들이 수확한 감자를 선별하고 있다.ⓒ뉴시스

이 같은 이상고온으로 먹거리 물가에 압력이 커지면서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히트플레이션은 폭염 등의 이상기온이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인플레이션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온도 상승, 강수량 증가, 폭염·폭우 발생 등이 심화될 경우 농업 등 1차 산업과 식료품 제조업 등 연관 산업에서 물리적 위험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또 한은은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도 폭염 등 일시적으로 기온이 1℃ 상승할 경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07%포인트(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 농축수산물 안정화 총력…소비쿠폰 지급 본격화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0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정부는 폭염으로 인해 농축산물 피해가 심각해지자 감자, 배추 등의 가용물량을 확보하고 최근 값이 크게 오른 과일, 닭고기, 고등어 등에 대한 할인지원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감자 계약재배(1000t) 확대 및 저율관세할당(TRQ) 3만2000t 수입권 공매를 추진하고 배추는 비축 확대 등을 통해 정부 가용물량을 35만5000t으로 늘릴 방침이다.


해양수산부는 명태, 고등어, 오징어, 갈치, 참조기, 마른멸치 등 대중성 어종 6종과 전복·장어 등에 대해 최대 50% 할인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하고 “여름철 가격·수급 변동이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집중 관리하는 한편, 호우 대비 현장지도와 함께 저수지·과수원·축사 시설점검, 농작물 작황관리 등 수급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지급을 본격화하고, 침체된 소비회복에 정면돌파한다. 이를 위해 14일부터 카카오톡, 네이버 등 17개 모바일앱을 통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안내 서비스를 신청받는다.


앞서 국회는 12조1709억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을 포함한 총 31조8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을 의결한 바 있다.


소비 활성화,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제고를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55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은 30만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40만원이 각각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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