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상승에 '결합 상품' 효과 분석 이어져
최근 부진했던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필요한 시점
‘합병’을 추진하며 ‘돌파구’를 마련 중인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 웨이브가 ‘결합 상품’을 통해 ‘시너지’를 입증했다.
결합 상품을 내놓은 직후인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증가’하며 합병 후 배가될 시너지를 기대하게 했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향한 전 같지 않은 관심은 우려의 시선도 함께 유발한다.
3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OTT 분야 MAU는 넷플릭스가 1449만 927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월 1450만 5305명과 비슷한 숫자를 기록했다.
2위 티빙은 전월(715만 8800명)보다 다소 늘어난 728만 3168명으로 집계되며 넷플릭스를 부지런히 추격 중이다. 4위인 웨이브는 430만 1300명으로 전월 412만 5283명보다 상승했다. 티빙과 웨이브는 신규 앱 설치 건수도 각각 전월 27만 4706건에서 35만 4969건으로 29%, 12만 3541건에서 15만 1819건으로 22% 늘었는데, 이는 지난달부터 티빙과 웨이브 간 ‘결합 상품’이 출시된 영향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합병을 추진 중인 티빙과 웨이브는 하나의 구독으로 KBS·MBC·JTBC·tvN 등 국내 주요 채널 인기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통합 요금제를 출시했다. 개별 구독 합산 소비자가격 대비 최대 39%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구독자들의 반가움이 이어져 합병 후 배가될 시너지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이 가운데, 티빙과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또한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원: 하이스쿨 히어로즈’ 공개를 마친 웨이브는 11일 6부작 시리즈물 ‘S라인’을 공개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단죄’와 배우 고수가 주연인 ‘리버스’도 올해 중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달 영화 ‘기생충’의 각본을 쓴 한진원 감독이 연출한 ‘러닝메이트’를 선보였던 티빙은 예능 ‘대탈출: 더 스토리’와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3’ 공개를 예고하는 등 기존 인기 IP(지식재산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다만 두 OTT 모두 최근 눈에 띌만한 성과를 내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었다. 한 번의 결제로 여러 플랫폼의 콘텐츠를 한 번에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구독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 이유가 되지만,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무엇보다 ‘작품의 힘’을 바탕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던 국내 OTT들이, 기대 이하의 콘텐츠로 대중들의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웨이브는 2022년 배우 박지훈 등 신인 배우들을 기용, 신선한 전개로 호평을 받은 ‘약한영웅 Class1’을 통해 학원물 전성기를 여는가 하면, 미드폼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를 통해 ‘힐링 드라마’의 매력을 보여주는 등 나름의 영리한 시도로 마니아층을 구축했지만 이후 줄어든 오리지널 콘텐츠의 숫자에, ‘평범한’ 전개로 이미 대세가 된 OTT표 학원물 틈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 최근작 ‘원: 하이스쿨 히어로’까지. 시청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행보로 아쉬움을 샀다. 티빙 또한 2030 여성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한 미드폼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을 비롯해 추리물 마니아들의 호응을 끌어낸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 젊은층을 겨냥하되, 트렌디한 시도로 주목을 받았으나, ‘춘화연애담’, ‘러닝메이트’ 등 최근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낮은 완성도’로 이렇다 할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진정한 ‘시너지’를 위해선 다시금 국내 OTT만이 할 수 있는 ‘영리한’ 전략을 선보이는 것이 필요해진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당장 코앞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합병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미 넷플릭스 쏠림 현상이 심화된 상황에서 다시금 대중들의 눈을 되돌리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좋은 작품이 나오면, 시청자들은 반응한다. 그러기 위해선 앞서 흥행한 작품들처럼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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