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 윌 비 걸스' 있지, 서로를 이렇게 사랑하다니 [MV 리플레이(6)]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6.11 14:00  수정 2025.06.11 14:00

뮤직비디오는 음악과 안무,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담은 핵심 매체로 작용합니다. 케이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의성 있는 뮤직비디오를 대상으로 서사 구조, 시각적 미학, 미장센을 분석해 작품의 함축된 메시지를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걸스 윌 비 걸스' 뮤직비디오

그룹 있지는 9일 10번째 미니앨범 '걸스 윌 비 걸스'(Girls Will Be Girls)를 발매했다. 동명의 타이틀곡은 데뷔 7년차 있지의 더욱 성숙해진 음악세계를 담은 작품으로,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틀 만에 530만 뷰를 돌파했다.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세븐틴 등 타 그룹 팬들이 모두 모여 있지를 지지하는 댓글을 남긴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줄거리


있지 다섯 멤버는 서로 손을 잡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을 노리는 눈알새는 창을 깨고 건물 안으로 들이닥친다. 화면이 전환되고 눈알새를 피해 벌판을 달려가는 리아는 낙담한 듯 주저앉는다. 류진은 차를 운전해 리아를 발견하고, 리아는 류진의 품에 안긴다. 채령, 예지, 유나는 눈알새를 공격하고 리아는 자신감을 얻고 눈알새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해석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리아다. 눈알새를 피해 도망치던 리아는 멤버들과 함께하며 구원 받고, 눈알새에 맞서 싸울 힘을 되찾는다. 앞서 리아는 2023년 9월 일정 진행에 대해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을 겪었고, 이에 따른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약 1년 1개월 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활을 쏘는 채령의 모습에게서는 사냥과 궁술의 여신이었던 아르테미스의 모습이 비춰진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사냥꾼들이 아르테미스의 가호를 믿고 밤 사냥에 나섰다는 점, 아르테미스의 활과 화살이 정의와 선을 가르는 상징성을 갖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리아의 행보 속 채령의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 초반 예지는 칼을 들고 칠면조 구이를 찍어 내리는데, 이와 동시에 피가 쏟아져 하트를 그린다. 굴복하지 않고 다시 나아가는 있지의 원동력은 겉모습만 거칠 뿐 결국 사랑에 있음을 상징한다. 예지는 유나가 마시던 물을 받아 차의 엔진을 식히는데, 이를 통해서도 있지의 갈등 해결법은 멤버와의 연대에 있음을 시사한다.


ⓒ'걸스 윌 비 걸스' 뮤직비디오
총평


조금 더 거칠어진 있지의 모습에서 지난 6년간의 궤적이 느껴진다. 고통과 환희 끝에 얻어낸 연대와 더 끈끈해진 워맨스는 아름다운 영상미 속에서 해방감과 쾌감을 동시에 전한다.


리아의 회복 외에도 멤버들의 물오른 연기력도 돋보인다. 단발로 변신한 예지는 늘 그렇듯 높은 콘셉트 소화력을 자랑하며 눈빛만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장갑차를 난폭하게 운전하는 연기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늘 사랑스러운 막내같던 유나의 변신 또한 돋보이는데, 능숙하게 칼을 다루는 모습과 차에 기대 물을 마시는 장면에서는 터프함마저 느껴진다.


CG에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새가 쏟아지는 장면, 활이 날아가 눈알새의 심장을 쏘는 장면, 눈알새의 구현 모두 어색함 없이 작품의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리아는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뮤직비디오 또한 우리가 데뷔 때부터 외치고 있는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다. 타인의 시선이나 틀에 한정되지 않고 위축되지 않고 자유로울 때, 그리고 서로가 함께일 때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강해질 수 있는 있지의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는 조금 더 강해진 리아의 모습과 그 여정을 판타지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줄평


확장편이 필요해요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