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STO·스테이블코인…'공약 실현'에 기대감 고조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추진, ICO(가상자산공개) 허용 등 이 대통령의 구체적 공약들이 본격 이행될 경우, 업계는 제도권 진입은 물론 산업 확장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대한민국을 디지털 자산 허브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국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왔다. 대표 공약은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토큰증권(STO) 제도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규제 체계 마련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실현될 경우 개인 투자자 중심의 현물 위주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 참여 확대 및 다양한 투자 상품 출시로 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ETF가 도입되면 투자자들은 간접투자를 통해 가상자산에 접근할 수 있어 제도화된 투자환경이 마련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원화 기반의 디지털 화폐를 허용함으로써 국부 유출을 막고 결제 및 플랫폼 산업과의 연계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만들지 않는 건 조선 말 쇄국 정책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STO에 대한 법제화 계획도 주목된다. 국채, 미술품,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전환해 유동성과 투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2017년 이후 국내에서 사실상 금지됐던 ICO 재허용 여부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ICO 허용은 스타트업 및 중소 블록체인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를 다시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ICO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진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일정 수준의 규제 장치를 전제로 한 허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내 거래소 운영 환경 개선도 공약 중 하나다. 현행 '1거래소 1은행' 원칙에 따라 각 거래소는 하나의 은행과만 원화 입출금 계좌 연동이 가능한데, 이는 중소 거래소에 불리한 구조로 지적돼 왔다. 이 대통령은 거래소별 다중은행 연동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용자 선택권 확대 및 거래소 간 공정 경쟁 기반 마련이 기대된다.
정책 공약집에 언급된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인하 유도'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현재 평균 0.2% 수준인 주요 거래소의 수수료를 더 낮춰 이용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이 대통령의 공약은 이용자들로부터는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업계에선 부정적 시각이 크다. 특히 중소형 거래소의 경우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이러한 정책이 실제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과거 정부에서도 가상자산 제도화와 산업 육성을 표방한 바 있으나, 실제 법제화 및 규제 개선은 더딘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시장과 투자자의 우려를 불러온 가상자산 과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다 뒤늦게 선회한 바 있다. 오는 2027년까지는 미뤄진 가상자산 과세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될 지도 시장 관심사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사안은 은행,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등 간접적인 것보다는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한 입장"이라며 "정부 기조에 따라 과세를 재추진할 수도 있겠지만, 가상자산 제도화·산업 육성을 언급한 만큼 기대는 해볼 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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