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홍콩 이어 태국서도 확진자 2배 급증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태국 남부 나라티왓주의 한 기차역에서 역무원이 승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홍콩·싱가포르 등 중화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화교 등 중국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태국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태국 영문배체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질병통제국(DDC)은 이달 11∼1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 3030명으로 1주일 전(1만 6000여명)보다 2배 이상으로 급증했고 19일 밝혔다. 지난 주 확진자 중 1918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 중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 방콕 확진자가 6290명으로 가장 많고, 연령별로는 30대가 가장 많았다.

태국의 연중 최대 축제이자 연휴인 4월 송크란이 확진자 재급증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송크란 기간에는 대규모 모임과 인구 이동이 많고, 세계 최대 규모의 물 축제가 열린다. 방콕시는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백신과 병상 확보에 나섰다. 시민들에게는 마스크 착용과 의심 증상 발현 시 즉각 검사를 권고했다.

의료계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티라 워라따나랏 쭐랄롱꼰대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1주 연속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다음 주에도 확진자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며, 이번 유행이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은 홍콩 등 중화권을 중심으로 시작돼 국경을 넘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에서 최근 4주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30명에 이르렀고, 확진비율은 1년 만에 최고치인 13.7%로 증가했다. 홍콩 공공병원 소아감염병동 책임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최근 어린이 확진자가 급증했다”며 “병동은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 환자들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양성률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 양성률이 지난 3월30일~4월6일 7.5%에서 5월4일~10일 16.2%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도 이달 들어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싱가포르의 확진자 수는 4월27일~5월3일 1만 4200명으로 한 주 전보다 28%, 입원자 수는 같은 기간 3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