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연 PD 떠난 뒤 새 PD가 연출하는 ‘대탈출’
기대 반 우려 반 시선 이어져
여러 차례 컴백설만 불거졌던 ‘대탈출’이 4년 만에 돌아온다. 앞선 시즌들은 연출했던 정종연 PD는 CJ ENM를 떠났지만 후배 PD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리부트’ 버전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2018년부터 무려 네 시즌이나 거듭되며 사랑을 받은 시리즈인 만큼, ‘포기’가 아닌 ‘리부트’을 택한 ‘대탈출’이 전 시즌만큼 깊은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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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5가 아닌, 리부트 버전으로 돌아오는 ‘대탈출’에는 ‘선장’ 외에도 여러 변화들이 예고됐다. 우선 tvN이 아닌, 티빙에서 시청자를 만나게 됐으며, 배우 고경표, 여진구, 가수 백현이 새롭게 합류해 세계관을 이어나간다. 강호동과 김동현, 유병재 등 원년 멤버로 ‘연결성’은 보여주되, 새로움을 가미해 4년 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대탈출’ 시리즈는 ‘더 지니어스’ 시리즈, ‘여고추리반’ 시리즈, 넷플릭스 ‘미스터리 수사단’, ‘데블스 플랜’ 등을 연출한 정 PD가 시즌1부터 시즌4까지 이끈 두뇌 예능이다. 다른 두뇌 예능과는 달리, ‘허당기’ 넘치는 출연자들이 해결하는 미션들이 오히려 ‘색다르다’는 평을 끌어내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었다. 그만큼 정 PD의 역량과 아이디어가 조화롭게 담긴 작품으로, 다른 PD가 기존 시리즈만큼의 재미를 끌어낼 수 있을지 걱정 어린 시선이 이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정 PD가 CJ ENM을 떠나게 되면서 연출하지 못하게 된 프로그램은 ‘대탈출’만은 아니었다. ‘여고추리반’ 또한 티빙에서 큰 사랑을 받은 시리즈였고, 이에 티빙 또한 새로운 PD와 함께 세계관을 이어나가는 선택을 했던 것. 지난해 선보인 시즌3는 전 시즌만큼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적인 이어나가기가 가능했지만, 시즌3를 연출한 임수정 PD는 이미 꾸준히 ‘여고추리반’ 시리즈에서 활약한 제작진 중 한 명이었다.
PD가 바뀐 이후 제 색깔을 잃고 팬들을 실망시킨 프로그램도 없지 않았다. 티빙 ‘환승연애’ 시리즈를 이끈 이진주 PD가 퇴사한 뒤, 김인하 PD가 지난해 세 번째 시즌을 연출했지만 ‘전 시즌만 못 하다’는 평을 받으며 저조한 화제성을 보였던 것. 비슷한 시기 CJ ENM을 떠난 이 PD가 JTBC에서 ‘연애남매’를 연출했는데, 이 프로그램이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화제몰이를 하며 이 PD의 뛰어난 역량을 실감케 했었다.
방송사가 아닌, PD가 프로그램을 이어나가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tvN에서 ‘SNL 코리아’ 시리즈를 선보이던 안상휘 PD는 CJ ENM을 퇴사한 후에도 해당 시리즈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안 PD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SNL 코리아’ 시리즈를 꾸준히 연출 중이다. MBC를 퇴사한 김태호 PD는 최근 MBC와 손을 잡고 새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물론 IP(지식 재산권)를 가진 방송사가 자사 PD와 세계관을 이어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 TV 예능의 경우 PD가 바뀌며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경우도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시즌을 거듭할 만큼 인기 있는 예능의 경우 연출자의 인장이 더욱 뚜렷하게 남아있기 마련이며, 때로는 연출자가 떠난 뒤 남은 그림자와도 맞서 싸우는 어려움을 안기도 한다.
‘대탈출’의 새 선장이 전 시즌과의 비교를 딛고 더 뛰어난 면모를 보여주며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될 수 있을지도 아직은 지켜봐야 할 일이다. 다만 인기 IP의 무리한 ‘이어나가기’로 기존의 팬들마저 실망시키는 아쉬운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팬들의 우려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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