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보유세 많게는 3배 늘었지만…"안 급하다"
"증여하거나 팔 사람은 다 팔았다"…버티기 들어간 집주인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6월 1일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의 예측과 달리 아직 아파트의 호가는 요지부동이다. 공시가가 급등하며 세 부담이 한층 커진 강남권에서도 급매는 물론 시세 보다 낮게 파는 '보유세 공포' 매물도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전용면적 84㎡는 최근 23억원에 매물이 등록됐다. 해당 가격이 최저가로 최고가 매물은 25억원에 달한다.
이달 23억원과 2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지난달 최저가 21억8500만원, 23억8800만원에 각각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시세가 떨어졌다고는 보기 힘들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59㎡는 최근 최저가 20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최고가 매물은 25억원이다. 가장 최근 거래가인 19억9000만원(10일) 보다도 호가가 높다.
강북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달 말 입주를 시작하는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의 입주권 역시 거래가 보다 호가가 높게 형성된 상태다. 전용 59㎡가 지난 10일 15억45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호가는 15억8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세금 부담 인상으로 인한 '매물 증가→집값 조정'은 일반적인 공식이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공시가가 예년보다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가 많게는 3배 가까이 늘어나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풀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보통 이 시기 즈음해서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집주인의 경우 5월31일까지 잔금을 받거나 소유권이전등기가 신청돼야 보유세 의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몇 천만원 정도는 내린 물건 한 두개는 있지만, 지금 급매라고 부를만한 매물은 없다"며 "과세기준일이 불과 2달여 남았는데도 크게 호가에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급한 사람들은 팔았거나 작년 증여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처분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세금 인상 대책을 내놓자 전국 아파트 증여가 9만1866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래 가장 많이 이뤄졌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지난해 2만3675건으로, 전년(1만2514건) 대비 1.9배로 급증하며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주택 3주택 중 급한 이들은 지난해 처분(증여포함)한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그간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세금나온다고 급매로 파는 매도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몇년간 집값이 상승한 것과, 올해와 내년까지 집값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시점에서 굳이 급매로 팔아야할 이유가 크지 않다"며 "세 부담에 따른 매도수요가 있더라도 그게 주류가 될 만한 규모는 못 된다. 특히 내년에는 대선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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