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석사 학위가 뭐길래..." 논문 표절로 무너진 방송인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2.31 09:16  수정 2020.12.31 09:19

최근 방송가에 불어온 석사 논문 표절 바람

홍진영·설민석, 석사 논문 표절 인정

과거 김미화·김미경·김혜수도 표절 의혹에 사과

석사 학위 논문 표절 논란으로 잘 나가는 방송인들이 철퇴를 맞았다. 논문 표절 논란으로 외면 당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수년전부터 반복돼 낯설지 않지만, '여전히'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의아할 정도다.


지난 29일 스타 강사 설민석이 2010년 연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가 논문 표절 검사 소프트웨어인 '카피킬러'로 확인한 결과 표절률 52%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논문은 총 747개 문장으로 이뤄졌는데 이 중 표절률 100%를 기록한 문장은 187개, 표절 의심 문장은 332개로 파악됐다.


이에 설민석은 자신의 SNS를 통해 표절을 인정하고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와 tvN '벌거벗은 세계사'는 설민석의 갑작스러운 하차 선언에 당황스러워했지만 결국 설민석을 하차시키기로 결정했다. 연세대학교는 설민석 논문 표절과 관련해 심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최근 홍진영도 2009년 조선대학교 석사 학위를 받은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 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로 표절 의혹에 휩싸인 바 있어, 석사 표절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처음으로 제기된 표절 의혹에 홍진영은 반박했지만, 조선대학교 대학위원회가 표절로 결론 내리자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 과정에서 홍진영은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SBS '미운우리새끼'에서 하차하며, 방송가 퇴출 수순을 밟았다.


연예인들의 석사 논문 표절 시비는 처음이 아니다. 2013년 3월 개그우먼 김미화는 201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 석사 논문 '연예인 평판이 방송 연출자의 진행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연구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김미화는 표절 사실을 떠나,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연구자로서 도리를 지키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진행하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CBS '김미화의 여러분'에서 하차했다.


같은해 스타강사 김미경도 2007년 2월 작성한 이화여자대학교 석사 학위논문 '남녀평등 의식에 기반을 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의 효과성 분석'에서 기존 연구·학위논문을 최소 4편 짜깁기했다는 표절 시비에 휩싸였다. 이후 김미경은 논란이 커지자 tvN '김미경쇼'에서 하차하는 등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김혜수 역시 2013년 3월에 2001년 성균관대 석사 논문 '연기자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관한 연구'가 단행본들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혜수는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2 '직장의 신' 제작발표회에서 "표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지도 교수께 석사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사과했다.


진심으로 지적 갈증을 채우기 위해 학위를 취득하는 연예인도 있겠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유명세로 먹고 사는 만큼 지적인 이미지를 높이거나 훗날 강단에 설 수단으로 석사 논문 취득을 선택 하기도 한다. 보통의 사람들과 석사 논문을 쓰려는 의도부터가 다르니 자꾸만 엇나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표절 논란이 제기되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으로 책임지는 상황은 또 다른 표절 논란을 불러올 것이다. 누구라도 동일한 조건에서 과정·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연예인들의 경각심과 학교 측의 정확한 논문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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