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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국토장관 김현미, 그의 아름답지 못한 퇴장


입력 2020.12.05 06:00 수정 2020.12.04 22:17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25번의 부동산 대책...결국 ‘집값’ 못잡고 물러나

싸늘한 민심, 집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아우성

부동산 정책으로 다른 성과 모두 묻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역대 최장수 국토장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퇴임한다. 2017년 6월 국토부 장관에 올라 약 3년 6개월 동안 국토부를 이끌었다.


부처 수장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25번에 이르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집값’은 잡지 못한 채 불명예스러운 모습으로 떠나게 됐다.


뛰어난 리더십으로 국토부 내부를 큰 잡음 없이 이끌었고, 토목과 건설로 나눠져 있는 체계를 대대적으로 수정했으며, 스마트시티 도입·자율차 로드맵 구축 등 국토교통 산업혁신 힘쓰는 등 업적도 나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국토부 장관 성적표가 절대적으로 부동산 정책에 달려 있기에 빛을 보지 못했다.


김 장관에 대한 평가는 부동산에서 시작해 부동산으로 끝났다고 해도 무방하다.


김 장관은 2017년 6월 취임일성으로 강남 집값 상승의 원인이 다주택자 등 투기세력이라고 지목했다. 그해 8·2 대책과 이듬해 9·13 대책, 지난해 12·16 대책, 올해 6·17, 7·10 대책 등을 이어가며 이른바 ‘투기세력과 전쟁’을 이어갔으나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민심은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 집이 있는 사람은 세금이 오른다고, 집이 없는 사람은 남의 집에 살기도 사기도 어려워졌다고 아우성이다. 임대차3법 통과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하자 11·19 대책에서 전세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전세난의 주 원인인 아파트 공급이 빠져있어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김 장관은 각종 설화를 일으키며 여러 번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5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이용할 수 있는 디딤돌 대출과 관련해 “저희 집은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해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최근에는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하며 ‘빵투아네트’라는 조롱이 담긴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다만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홀로 짊어지며 사실상 청와대 방패막이 노릇을 했다는 동정론도 나온다. 이번 국토부 장관 교체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경질’ 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경질은 아니다”라며 “원년 멤버이고 맡은 바 소임 다했다. 새로운 정책 변화의 수요를 고려해 현장감 있는 정책 변화를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장관은 비례대표 출신으로 국회에 발을 들였고, 이후 경기 고양에서 높은 득표율로 국회의원에 연이어 당선될 정도로 인기 있었다.


그러나 당분간은 선출직을 꿈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반적인 부동산 여론 악화와는 별개로, 3기 신도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구 일산에서 미운털이 박힌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는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지역구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던(청와대 만류로 무산) 그에게는 참 아쉬운 상황으로 남았을 것이다.


김 장관 후임으로는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정됐다. 변 내정자는 도시계획·주거복지·도시재생 등 주택 공급 정책 전문가로 손꼽힌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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