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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發 규제역풍…금융지주 빅4 신탁 수수료 수익 ‘뚝’


입력 2020.10.29 06:00 수정 2020.10.28 13:59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올 3분기 신탁 수수료 수익 1년전보다 16%↓…시장 위축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도 발목…“비은행 강화” 집중

4대 금융지주사의 올 3분기 신탁 수수료 수익이 1년 전보다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4대 금융지주사의 올 3분기 신탁 수수료 수익이 1년 전보다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정부의 규제 강화로 4대 금융지주사의 신탁 수수료 수익이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 기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이자이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신탁·자산관리(WM)·투자금융(IB) 등 비이자이익을 확대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야하는 금융지주사들로서는 향후 새 먹거리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 호실적을 거둔 만큼 그룹 내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신탁 수수료 수익은 856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183억원) 대비 16% 급감했다.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이 기간 신한금융의 신탁 수수료 수익이 가장 많이 줄었다. 작년 3분기 2250억원이었던 신한금융의 신탁 수수료 수익은 올 3분기 1750억원으로 22.2% 쪼그라들었다.


하나금융은 같은 기간 2518억원에서 2034억원으로 19.2% 감소했고 KB금융도 4105억원에서 3588억원으로 12.5% 줄었다. 우리금융 역시 1310억원에서 1190억원으로 9.1% 감소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의 신탁 수수료 수익이 모두 줄어든 이유는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선 탓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후속조치로 은행권 특정금전신탁의 대표 상품인 파생결합증권신탁(DLS)과 주가연계신탁(ELT) 등을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하고 판매에 제한을 뒀다. 특히 ELT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 잔액인 34조원을 기준으로 판매 총량을 제한했다.


여기에다 신탁, 펀드, 변액보험 등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비예금 상품 판매가 한층 깐깐해지는 점도 시장 위축을 부르는 요인이다.


최근 은행연합회는 펀드, 신탁, 연금, 장외파생상품, 변액보험 등 비예금상품에 대한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제정했다. 은행들은 올해 말까지 모범규준 내용을 자체 내규에 반영해 시행할 예정이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은 비예금상품 정책을 총괄하는 임원급 협의체 ‘비예금 상품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 위원회에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리스크관리담당 임원(CRO), 준법감시인, 소비자보호담당 임원(CCO)이 들어가야 한다.


이들은 고난도 금융상품, 해외대체펀드, 위험도가 중간등급 이상인 상품은 직접 심의해야 하며, 심의결과는 대표이사 및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향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이사회까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각 은행별로 해당 규준을 내규에 반영해 시행할 경우 신탁 뿐 아니라 모든 투자상품 영업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비이자이익 확대 과제를 안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분기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의 약진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 다각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66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8% 증가했다. 2분기 선제적 추가 대손충당금 전입(세후 약 1490억원)에 따른 기저효과와 푸르덴셜생명 인수 관련 염가매수차익(1450억원)이 반영됐다.


신한금융은 자본시장 영역 확대와 다변화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3분기 당기순익 1조1447억원으로 기록하며 분기 최초로 순익 1조원을 돌파했다. 하나금융도 비은행 부문의 약진(6597억원)과 비대면 채널의 영업기반 확대에 힘입어 7601억원의 순익을 거둬들였다.


최근 아주캐피탈 경영권 인수를 결의하면서 비은행부문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나선 우리금융은 역시 3분기 당기순이익 48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전체 순이익 중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초저금리·코로나19 등으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성장세가 주춤한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수익을 만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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