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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별세] 삼성가 화해 무드....내달 19일 이병철 회장 추도식 '주목'


입력 2020.10.28 06:00 수정 2020.10.28 05:5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재현 CJ 회장, 빈소서 1시간 넘게 기다려 유족 만나

3세들간 화해 무드로 범 삼성가 한자리 모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해 11월 19일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왼쪽)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해 11월 19일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32주기 추도식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왼쪽)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8일 발인을 끝으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례식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삼성과 CJ간 범 삼성가의 화해 무드는 장례식 기간 내 가장 큰 화제였다.


당장 내달 19일 이병철 창업주 추도식을 앞두고 있어 지난 2012년 이후 상속 분쟁이 불거진 이후 그룹별로 진행해 온 행사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오전 숙부인 이건희 회장의 별세 소식을 듣고 빈소가 마련되기도 전인 이날 오후 3시40분경에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부인인 김희재 여사와 자녀 이경후 CJ ENM상무, 이선호 CJ 부장 내외 등과 함께 조문을 온 이재현 회장은 아직 빈소가 마련되지도 않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가족들도 도착하기도 전이었음에도 1시간을 넘게 기다렸다.


오후 4시57분경 이재용 부회장이 아들 이지호 씨와 딸 이원주 양과 함께 막 차려된 빈소로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사람도 당연히 이재현 회장일 수밖에 없었다.


이재현 회장은 이 부회장 외에 취재진을 피해 지하 통로를 통해 도착한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도 만나 위로의 말과 함께 고인을 추모했다.


20여분간 대화를 나눈 시간을 감안하면 1시30분 넘게 빈소에서 머무른 것이었는데 몸이 불편한 이재현 회장의 상태를 감안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었다.


이재현 회장은 CJ 관계자를 통해 이건희 회장에 대해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라며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재현 회장의 모습은 삼성과 CJ간 범삼성가의 화해무드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는게 재계의 평가다.


고 이병철 창업주의 장남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전 CJ그룹 명예회장)의 맏아들인 이재현 회장은 삼성가의 장손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사촌형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생전 모습.ⓒ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생전 모습.ⓒ연합뉴스

삼성과 CJ는 한때 유산 분쟁으로 관계가 좋지 않았다. 이병철 창업주가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대립해온 이맹희 전 회장과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2년 유산 분쟁으로 갈등이 증폭됐다.


경영 승계에서 밀려난 이맹희 회장이 누나인 이숙희 씨 등과 함께 지난 2012년 동생인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하며 1조원대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소송전이 펼쳐졌고 삼성과 CJ간 관계는 크게 악화됐다.


소송에서는 1·2심 모두 이건희 회장이 승소하고 이맹희 명예회장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마무리됐지만 둘 간의 화해는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선대의 갈등과 달리 사촌간인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이재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자 탄원서를 제출했고 CJ는 지난 2018년 삼성 출신으로 삼성생명 대표이사를 역임한 박근희 삼성생명 고문을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영입하면서 더욱 무르익기 시작했다.


이러한 화해 분위기가 이번 장례식으로 더욱 고조되면서 당장 내달 19일로 다가온 이병철 창업주 추도식 행사가 주목된다.


삼성은 이병철 창업주의 기일인 매년 11월19일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창업주를 기리는 추도식을 연다. 지난 2012년 삼성과 CJ간 분쟁이 발생한 이후 범삼성가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경우는 사라졌다.


삼성이 오전에 추도식을 진행하면 CJ가 오후에 추도식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고 신세계와 한솔 등 다른 범삼성 그룹사들도 별도로 오너가와 주요 임원들이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모해 왔다.


하지만 이번 추도식은 갈등 관계였던 선대 회장들이 모두 작고한 가운데 열리는 첫 번째 행사가 되면서 양측이 어떻게 치를지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등 3세들은 아버지 대의 해묵은 갈등 관계보다 발전적 관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범 삼성가의 화해 무드가 무르익었다는 점에서 올해 이병철 창업주 추도식에 관심이 가는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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