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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과감한 투자, D램 이어 낸드 다음은 시스템반도체?


입력 2020.10.21 13:32 수정 2020.10.21 14:31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인텔 메모리사업 10조 인수로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비메모리 사업 육성 속도 과제...높은 성장 전망에 기회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메모리사업을 인수하면서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강화에 나선 가운데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육성이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시선이 자연스레 시스템반도체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10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다음 투자가 시스템반도체를 향할지 주목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이후 2018년 도시바메모리 지분 확보에 이어 이번 인수로 잇따라 반도체사업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과감한 결단에 의한 공격적인 투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2위 업체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5위권 업체로 전체 매출 비중도 D램(72%·올 2분기 기준)이 낸드(24%)의 3배에 달하는 높은 D램 의존도의 기형적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낸드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된 만큼 다음 단계는 시스템반도체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사업 매출이 전체의 90%가 넘고 시스템반도체 관련 매출은 5~6%에 불과해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육성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본 메모리 반도체가 하반기 들어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이 이뤄지자 실적에 큰 영향을 받는 등 업황에 따른 사업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건 회사의 큰 고민거리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가격 변동성이 큰 메모리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낸드플래시를 통해 메모리사업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하면서도 시스템반도체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SK하이닉스

◆ 파운드리·이미지센서·AI 육성 나섰지만 갈 길 멀어


SK하이닉스도 이미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미지센서(CIS)·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공지능(AI) 등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도 꾀하고 있기는 하다.


파운드리는 지난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를 전문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로 분시시켜 본격적인 사업 강화에 나섰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중국 팹리스(Fabless·설계전문)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중국 우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파일럿(시험) 라인을 가동 중으로 청주 M8 공장 설비와 인력 등을 이전해 연말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지난 3월에는 매그너스 사모투자합자회사(PEF)가 5300억원에 매그나칩파운드리사업부를 인수하는 투자에 참여하는 등 경쟁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CIS는 지난해 '블랙펄(Black Pearl)‘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은데 이어 증가하는 CIS 수요에 맞춰 이천 M10 공장의 D램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용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 800만~2000만화소의 중급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였고 하반기 내로 0.8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미터)의 픽셀 크기로 4800만 화소를 구현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난 8월에는 최근 미국 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신생벤처) 사이파이브에 투자하는 등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협력에도 힘쓰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10일 회사 창립 37주년 기념사를 통해 “D램과 낸드 경쟁력 혁신과 함께 CIS·파운드리·AI를 비롯한 새로운 분야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 행사장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 등과 연결하는 반도체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뉴시스 지난해 10월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 행사장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 등과 연결하는 반도체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뉴시스

◆ 시스템반도체 고속 성장 기대감, 과감한 투자로 이어지나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도 시스템반도체 육성은 피할수 없는 과제다. 전체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 비중은 약 30% 안팎에 불과하고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5세대이동통신(5G)·자율주행 등과 맞물려 고속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2309억달러(약 262조원)로 오는 2030년 약 3769억달러(약 427조원)에 달할 전망으로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총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마찬자기로 메모리 편중이 심한 SK하이닉스도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파운드리와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미국의 중국 화웨이와 SMIC 제재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메모리사업과 달리 파운드리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투자하는 최태원 회장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겠지만 시스템반도체에도 이러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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