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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카드론 증가세…채무자 연쇄부실 리스크 어쩌나


입력 2020.10.20 06:00 수정 2020.10.19 15:40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카드업계 카드론 이용액 전년 대비 11% 증가…"장기자금 수요 확대"

카드론 이용자 절반은 다중채무자…연쇄부실 우려 속 '돈줄 죄기' 전망

카드론 실적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픽사베이 카드론 실적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픽사베이

카드론 실적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카드업계로 몰린 서민들의 자금수요 영향에 취약차주와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한 연쇄부실 가능성 또한 커지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이용액은 8월 기준 3조9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3조4965억원)보다 11.7% 늘어난 수치다.


카드론 규모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올들어 대부분 증가추세에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카드론 이용규모는 2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확대됐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이 대출 상환유예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서면서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6월부터 다시 증가세가 이어져 최근 3달 연속 3억9000억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당국은 이에 긴급생활자금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카드론 이용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 이용규모는 3조9893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4294억원)에서 9.9%(4401억원) 감소했다. 현금서비스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운용기간이 긴 장기자금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카드론 증가에 따른 부실 리스크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8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3.6% 수준.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할 카드론 이용자 절반 이상이 다중채무자라는 통계도 발표됐다.


국회 정무위 소속 전재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론 잔액 및 연체현황’에 따르면 전체 카드론 이용자 260만명 중 56.1%인 146만명이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 한 채무자의 부실이 카드사 간 연쇄부실로 확산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연체원금 대비 회수율을 나타내는 카드론 회수율 역시 상반기 기준 11.8%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26%)보다도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이다. 카드론 연체율 자체는 1.4% 수준으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이같은 카드론 증가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카드사들이 대출한도 등을 축소하는 등 ‘돈줄 죄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 과도하게 대출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그러나 카드사들마저 대출 강화에 나설 경우 결국 자금 구할 길이 없어질 서민들의 부담 확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딜레마”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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