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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원유 DLS' 잔혹사…손실 리스크 연말까지?


입력 2020.10.19 05:00 수정 2020.10.16 14:5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WTI가격 40달러 맴돌자…미래에셋·NH證, 원유 DLS 손실률 40%로 '뚝'

연말 DLS 14개 만기 도래하는데 원유가격 '제자리'…'원금 손실' 불가피

WTI와 브렌트 등 원유 가격이 수요악화로 박스권에 갇히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상품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픽사베이 WTI와 브렌트 등 원유 가격이 수요악화로 박스권에 갇히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상품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픽사베이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원유가격이 쉽사리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올해 연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14개 상품에서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 원유 DLS 잔혹사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만기가 도래한 미래에셋대우의 '원유 DLS 5550호' 상품 기간 수익률이 -40.67%로 집계됐다. 총 발행액인 8억6400만원 가운데 3억5138만원이 사라진 셈이다. 같은 날 11억3890만원규모로 발행된 NH투자증권의 '원유 DLS 3668'의 만기평가일 기준 수익률도 -40.67%에 그쳤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12일 WTI와 브렌트유 지수를 추종하는 '원유 DLS 6951호' 상품의 만기 수익률이 -31.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유 DLS는 WTI나 브렌트유 등 원유 가격과 연계해 수익률을 결정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기초자산인 원유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40~60% 가량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을 지급한다. 통상 수익률은 1~10% 선에서 결정된다. 반대로 DLS에 가입한 기간 동안 원유 가격이 계약 시점보다 40~60% 가량 떨어지고 만기 때까지 계약시점의 80~85%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유가하락률 만큼의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해당 상품들이 손실을 기록한 이유는 원유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5550호의 경우에는 배럴 당 63.89달러의 WTI가격을 기준으로 설정된 상품이다. WTI가격이 만기일에 낙인 배리어인 51.11달러 아래로 떨어질 경우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설계돼있다. 이에 만기 평가일인 지난 13일 WTI가격이 40.20달러에 머물면서 결국 손실이 확정됐다.


신한금투 상품 역시 12일까지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54.70달러, 60.51달러까지 올라야 했으나 실제로는 39.43달러, 41.71달러에 머물면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이 같은 원유 DLS 손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20일 WTI 가격은 사상 처음 마이너스(-37.63달러)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가 마비되면서 원유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WTI가격은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WTI가격은 지난 2월 24일 배럴 당 51.43달러로 마감한 이래 올해 한 번도 50달러 이상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이에 실제로 지난 6월 '원유 DLS 5371호'의 최종 수익률은 -47.95%까지 떨어졌고, 7월 말에도 '원유 DLS 5395호'의 수익률이 -40.24%로 집계됐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원유 가격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가 원유 감산에 대해 갈등을 빚고 있어서다. 이처럼 원유 수요 악화와 공급 실패에 대한 관측이 나오면서 원유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럽 주요 도시들이 재봉쇄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미국 21개주의 확진자수가 사상 최대로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이 같은 수요 감소와 안일한 러시아의 태도가 향후 OPEC의 감산 의지에 대한 확신을 떨어뜨리면서 원유 가격은 하락 압력에 더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원유가격 하락으로 인해 원유 DLS의 추가 손실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연말에 만기를 앞둔 WTI·브렌트유 DLS 상품은 총 14개다. 금액으로는 221억원 규모다. 특히 NH투자증권은 156억원 규모의 원유DLS 14개가 연말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 상품들은 최초 발행 당시 유가보다 45~50% 떨어지면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들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원유 DLS는 대부분 2017~2018년에 만들어졌다. 지난 2018년 WTI 가격이 배럴당 60~70달러대에서 움직였던 점을 고려하면 해당 상품들은 벌써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역대급으로 떨어진 국제유가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힌 추세가 계속 되면서 DLS 원금손실 가능성이 현실화 되고 있다"며 "이미 증권사들이 발행량 조절에 들어간 만큼 향후 리스크 문제는 덜 하지만 작년에 만든 DLS들의 만기가 내년 초에 도래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발생할 손실 가능성은 큰 편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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