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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구광모, 코로나19 극복 실적 개선 리더십 닮은 꼴


입력 2020.10.14 15:22 수정 2020.10.14 16:2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삼성·LG 주요 계열사 3Q 호실적 발표·예고

선택과 집중 전략도 비슷...향후 기대감 ‘업’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LG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LG전자

삼성과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잇따라 3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예고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다.


두 그룹 모두 계열사별로 비슷한 양상의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LG화학 등이 나란히 시장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뛰어넘는 잠정실적을 발표한데 이어 삼성SDI·삼성전기·LG이노텍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들도 잇따라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전자·화학 이어 부품 주요 계열사 실적 개선 예고


시작은 지난 8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였다. 오전에 먼저 수치를 발표한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66조원과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업이익 기준 증권가 전망치 10조~11조원을 훌쩍 뒤어넘은 수치로 전년동기(7조7800억원)와 전 분기(8조1500억원) 대비 각각 58.1%와 50.9% 증가한 것이었다. 스마트폰·가전의 활약 속에 반도체의 선방이 일궈낸 성과물이다.


이어 오후에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매출 16조9196억원과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예상치를 넘는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으로 상저하고의 고질병을 극복했다. TV와 생활가전의 판매 호조에 약점이었던 스마트폰도 적자 폭을 줄였다는 평가다.


12일 이례적으로 잠정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은 매출 7조5073억원, 영업이익 9021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영업이익 기록을 달성했다. 이 중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최근 분사가 결정된 전지사업부문이 전기차(EV)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1300억~14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삼성과 LG 주요 계열사들의 3분기 호 실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SDI는 자동차전지 실적 증가로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분기(1038억원) 대비 배 가량인 2000억원 초반으로 상반기 전체(1578억원)보다도 높게 형성되며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양 그룹 전자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26일)와 LG이노텍(28일)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2400억원과 1000억원 안팎으로 전분기(삼성전기 960억원·LG이노텍 429억원) 대비 배 이상 수익성이 증가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8789억원의 영업적자를 시현한 LG디스플레이(22일)도 올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5억원으로 실적치가 이에 부합하면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7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 코로나19 불확실성 속 오너의 선택과 집중 전략 ‘빛’ 발해


양 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호 실적이 예상되면서 두 오너의 선택과 집중 전략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높아 주력해야 하는 사업은 확실하게 키우고 수익이 낮고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비주력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부친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후 실질적 총수 역할을 수행하면서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화그룹·롯데그룹과의 이른바 ‘빅딜’을 통해 화학과 방위사업 계열사를 모두 정리했는데 삼성SDI에서도 케미칼사업이 분리돼 떨어져 나갔다. 또 삼성전자에서도 비주력이었던 프린팅 솔루션 사업 부문을 미국 HPI(휴렛팩커드 인코퍼레이티드)에 매각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 사업을 접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내년부터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지 않기로 하는 등 향후 성장성이 떨어지는 분야는 과감하게 청산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9월 미국의 전장·음향기기 전문기업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하만 인수는 삼성전자의 대표적 빅딜(대형계약)로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중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다.


구 회장도 지난 2018년 총수 취임 이후 주요 계열사의 비주력 사업들을 정리하는 등 적극적인 체질 개선을 꾀해왔다.


LG전자는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하고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으며 LG화학도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LG이노텍도 그동안 적자를 지속해 온 스마트폰용 HDI 사업을 지난해 정리했고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 사업을 매각했다.


또 최근에는 LG화학의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결정하며 승부사적 기질도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두 오너의 이러한 경영 전략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래를 내다보는 이들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양 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LG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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