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외 생산 의약품에 관세 부과"
K뷰티도 영향권…미국선 선크림 등 OTC로 분류
화장품 제조사 "상황 예의주시하며 대응"
ODM 업체 "美 현지 공장 활용 가능…준비 완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1일(현지시간)부터 수입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K뷰티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크림 등 일부 제품군이 미국에서는 의약품으로 분류되기도 해, K뷰티 업계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에 의약품 공장을 짓지 않으면 10월1일부터 모든 브랜드의약품과 특허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예고한 당일인 오늘(1일)까지 구체적 시행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관세율이 그대로 부과될지, 유예기간 없이 곧바로 시행될지, 최대 관세율이 실제로 100%로 확정될지 등 불확실한 부분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SNS를 통한 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로 행정명령이나 포고문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적용이 되지 않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와 더불어 뷰티업계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화장품으로 통용되는 제품들이 미국에서는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사례가 있어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품 및 화장품법은 화장품을 ‘신체세척, 미용, 매력증진, 용모개선 등을 목적으로 피부에 펴바르거나, 붓거나, 뿌리거나 분사하는 제품’으로 정의한다.
화장품은 신체에 생리적 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물리적 효과 만을 가져오는 제품으로, 생리적인 효과를 일으킨다면 의약품으로 구분된다. 특히, 선크림이나 여드름 케어 제품, 비듬 전용 샴푸 같은 기능성 화장품은 OTC(일반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이에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관세 부과로 아모레퍼시픽 북미법인 매출 원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필요시 프로모션 비용 관리 및 가격 인상 등 추가적인 방안도 고려할 예정"이라며 "현지 브랜드별 경쟁 환경에 따라 소비자가 또는 수출 가격 조정 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재무, 브랜드 매력도 등 여러 관점에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LG 생활건강 관계자는 "의약품 관세 부과 시 미국 사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향후 진행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 측은 "관세 적용 상황을 지켜보면서 의약품 관세 문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에이피알 제품 중에는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것은 없다"고 했다.
국내 화장품 ODM(제조사 개발생산) 업체들은 규제를 감안해 미국 현지 생산 기지를 구축해 놓은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콜마는 지난 7월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건설한 연면적 1만7805㎡ 규모의 콜마USA 제2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제2공장은 최근 미국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기초스킨케어와 선케어 화장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부터 자외선차단제 생산을 위한 OTC(일반의약품) 인증까지 취득해 의약품 관세 부과시 '관세 안전 지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맥스는 미국 뉴저지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을 확대해 한미 간 관세 이슈 속에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공장의 선크림 생산 품목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는 미국 현지에 있는 공장을 활용하는 등 관세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에서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며 "고객사가 원할 경우 미국에서 선크림을 생산할 수 있고, 주문량에 따라 현지 생산량이나 품목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선크림이 OTC 품목이긴 하나 확실히 관세 품목에 들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구체적 안이 나오면 맞춰서 대응해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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